산업 IT

SK스퀘어 '볼트온 전략' 적중…KB銀, 티맵에 2000억 쐈다

금융-모빌리티 협력 가속화

KB銀, 지분 8.3%로 4대 주주에

티맵 몸값 2.2조●2년새 두배로

대출 어려운 대리·택시기사 대상

근무 데이터 등 활용 신용 재평가

연내 플랫폼 종사자 금융상품 출시

EV 충전·중고차 사업도 빅데이터 기반 맞손

22일 서울 중구 을지로 SKT타워 4층 수펙스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종호 티맵모빌리티 대표가 신규 투자 유치 및 사업 현황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사진제공=티맵모빌리티22일 서울 중구 을지로 SKT타워 4층 수펙스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종호 티맵모빌리티 대표가 신규 투자 유치 및 사업 현황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사진제공=티맵모빌리티




SK스퀘어(402340)의 자회사 티맵모빌리티가 KB은행으로부터 2000억 원의 대규모 투자금을 유치했다. 이번 투자를 통해 티맵은 기업가치는 2년여만에 2조 원대로 껑충 뛰었다. 금융권의 모빌리티 첫 대규모 투자를 이끌어 낸 티맵은 KB금융(105560) 그룹과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혁신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또 이번 투자를 통해 사업 연관성이 높은 다른 기업을 인수하며 자회사 기업가치를 높여온 SK스퀘어의 투자 전략이 다시 한 번 주목을 받고 있다.






22일 티맵은 SK스퀘어와 함께 KB국민은행으로부터 2000억 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티맵 지분 8.3%을 보유하게 된 KB국민은행은 4대 주주로 올라섰고 전략 투자자로는 1대 주주가 된다. 4대 금융권 중 단일 모빌리티 기업을 대상으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티맵은 앞서 우버, 재무적 투자자 등에 이어, 이번 투자까지 총 6600억 원의 누적 투자금을 유치했다. 티맵이 이번 투자 과정에서 인정 받은 기업 가치는 2조 2000억 원이다. 지난 2020년 분사 당시 1조 원 대비 2배 이상 상승했다.




티맵과 KB은행은 우선 연내 출시를 목표로 플랫폼 종사자들을 위한 금융 상품을 개발한다. 티맵에 따르면 금융 서비스 이용 이력이 부족한 대리 기사, 택시 기사 등 플랫폼 종사자들은 대출 등 서비스를 받기 어려웠다. 이에 착안해 단순 금융 거래 이력이 아니라 근무 일 수, 업무 활동 내역, 고객 피드백 등 자사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대안 모델을 만들어 이를 기준으로 종사자들의 신용을 재평가한다. 또한 기존 보험 상품들은 개별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불편이 있었는데, 통합 상품을 구성해 종사자들의 불편을 덜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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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사는 각자 역량을 공유해 일반 사용자를 위한 서비스 품질도 개선해나갈 예정이다. 티맵은 자사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전기차 충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전국 900여 개의 KB국민은행 지점 주차장을 활용해 충전망을 확대하기로 했다. 또 티맵이 축적해 온 운전자 습관과 관련된 데이터를 KB캐피탈과 공유해 중고차 서비스 KB차차차가 이를 활용하게 한다. 티맵 관계자는 “티맵이 장기간 쌓아온 이용자들의 운전 점수를 제공하면 구매자들이 전 차주의 운전 습관까지 파악해 중고차 구매에 이용할 수 있으며 차를 팔 때도 자신의 운전 점수를 제공해 금융 혜택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종호(왼쪽) 티맵모빌리티 대표와 이재근 KB국민은행 은행장이 19일 서울 중구 을지로 T타워에서 열린 모빌리티와 금융간 초협력을 위한 신주 인수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 제공=티맵모빌리티이종호(왼쪽) 티맵모빌리티 대표와 이재근 KB국민은행 은행장이 19일 서울 중구 을지로 T타워에서 열린 모빌리티와 금융간 초협력을 위한 신주 인수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 제공=티맵모빌리티


특히 현재 약 1360만 명의 티맵 이용자 중 KB스타뱅킹 앱을 이용하지 않는 비중이 58%에 이르기 때문에 각 사의 고객 풀을 활용해 신규 이용자를 유치할 여지도 큰 것으로 양사는 내다봤다.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은 “두 회사가 가진 핵심 역량과 자산 기반의 교류를 통해 성장을 넘어 세상을 바꾸는 금융과 모빌리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종호 티맵모빌리티 대표는 “양사의 누적 가입자 규모는 5000만명에 달한다”며 “모빌리티 시장의 건강한 생태계를 조성하고 기존 이해 관계자들과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해서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환 성장전략 담당이 신규 투자 유치 및 사업 현황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사진제공=티맵모빌리티이재환 성장전략 담당이 신규 투자 유치 및 사업 현황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사진제공=티맵모빌리티


이번 투자를 유치한 배경에는 SK스퀘어가 그간 쌓아온 투자은행(IB)업계 네트워크와 정보통신기술(ICT) 플랫폼 투자 경험, 전문 인력 등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이번 투자 유치는 SK스퀘어의 ‘볼트온 투자’ 성공 사례로 평가된다. 볼트온 투자는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사업 연관성이 큰 다른 기업을 인수 또는 협업하는 전략이다. 실제 SK스퀘어는 지난해부터 사모펀드, 우버 등의 투자유치를 비롯해, 화물 공항버스 업체 2곳 인수, 대리운전 중계업체 인수 등 국내외 다양한 유력업체와 협력, 투자 유치 등을 발빠르게 추진했다. 또 이번 투자로 인한 시너지는 양사 간에만 머물지 않고 향후 SK스퀘어 산하 ICT패밀리와의 협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도 열어뒀다.


허진 기자·노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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