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서울대 중장기 발전전략 보니] '4년 총장' 학교 운영 한계 뚜렷 …임기 늘리고 외부 개방 의견도

이사회 권한 키워 갈등 중재 주장

"10년내 학교위상 하락" 절반 넘어

서울대학교 로고. 서울대 제공서울대학교 로고. 서울대 제공




서울대 장기발전위원회가 리더십 강화를 위해 총장 임기를 기존 4년에서 6년으로 늘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학내 갈등을 중재하기 위해 이사회의 권한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22일 서울대 장기발전위원회가 최근 발간한 ‘중장기 발전 계획 보고서’에는 총장의 4년 임기를 6년으로 연장하거나 연임이 필요하다는 제안이 담겼다. 총장의 짧은 임기로 대학 운영이 연속성 있게 이뤄지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위원회는 총장을 보좌하는 주요 보직자도 2년 단위로 교체되는 만큼 논의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위원회는 “현재는 (총장의) 임기 중반이면 벌써 차기 선거를 위해 다른 총장 후보들이 뛰기 시작하는 구조”라며 “이런 상황에서는 어떤 인물이 오더라도 학교를 개혁하는 리더십을 발휘하기 어렵다”고 자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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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교원들의 의견도 비슷하다. 위원회가 보고서 작성을 위해 진행한 설문 조사에서 교원들은 ‘4년제 총장, 2년제 학장 임기에 따른 단기적 리더십만 존재해 장기적 관점의 의제 도출 및 추진이 매우 약하다’ ‘책임 있는 학교 운영을 위해 총장 임기를 늘리고 외부에 문호를 개방해 준비된 총장을 영입해야 한다’ 등의 주장을 내놓았다. 위원회에 따르면 해외 주요 사립대학 총장의 평균 임기는 10.1년이다. 하버드대 총장의 평균 재임 기간은 13년에 이른다.

조직 간 갈등을 중재하기 위해 이사회의 권한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위원회에 따르면 서울대는 내부에서 ‘조직화된 무정부’라는 별칭이 붙을 만큼 경직된 조직 문화로 많은 갈등을 야기해왔다. 단과대학은 본부가 자율성을 침해한다고 비판하고 본부는 단과대학이 본부의 리더십을 존중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학내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무엇보다 이사회 구성원의 다양성 확보가 중요하다는 것이 위원회의 입장이다. 이사회 구성원 중 외부 인사를 늘려 주요 의사 결정에 투명하게 개입하고 중재해야 한다는 얘기다. 위원회는 “외부의 객관적 시각을 반영한 의사 결정을 통해 개방적인 이사회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대학의 성장 동력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서울대 이사회는 2022년 6월 기준 15명으로 총장과 2명의 부총장, 교육부 및 기획재정부 차관이 포함돼 있고 선임직으로 교내 인사 4명과 교외 인사 6명이 참여하고 있다.

서울대의 미래 비전에 대한 학내 구성원들의 평가는 비관적이다. 최근 위원회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서울대 구성원 중 절반 이상이 10년 뒤 서울대의 위상이 ‘하락 혹은 매우 하락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10년 전 대비 현재 하락했다는 응답은 무려 40%에 달했다. 응답자들은 △경직적·관료적 운영 시스템 △무사안일·매너리즘적인 조직 문화 △양적 성과에 편중된 전략 방향성 등을 이유로 꼽았다.


이건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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