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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컬리·골프존카운티 상장 예심 넘었지만…수요예측 등 가시밭길

몸값 2조원 안팎 기대주 불구

시장침체로 보수적 평가 불가피

IPO '성공적 완주' 쉽지 않을듯

공모가 낮춘 쏘카는 첫날 6% ↓





시장의 관심을 모아온 컬리와 골프존카운티가 22일 한국거래소의 상장 예비 심사를 통과했지만 연내 코스피 입성까지 ‘험난한 시간’을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두 회사의 상장 직후 기업가치가 2조 원 안팎으로 거론되지만 최근 기업공개(IPO) 시장이 침체돼 몸값 산정조차 쉽지 않아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 청약은 가시밭길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IPO 흥행이 부진해 공모가를 대폭 낮췄던 쏘카(403550)가 이날 코스피에서 첫 거래를 시작했지만 6%가량 급락한 것은 컬리와 골프존카운티의 상장 과정에 투영될 것으로 보인다.



거래소는 이날 컬리와 골프존카운티가 상장 예심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컬리는 국내 신선식품 배송 시장을 개척한 유니콘 기업으로, 골프존카운티는 국내 최대 골프장 사업자로 그간 업계와 투자가들의 주목을 받았다. 컬리의 대표 주관사는 NH투자·한국투자증권·JP모건이 맡았으며 골프존카운티는 NH투자·삼성증권이 공동 주관사로 포진해 있다. 컬리와 골프존카운티 모두 코스피 상장을 추진 중이며 양사는 연내 상장 작업을 마칠 계획이다.

컬리와 골프존카운티는 각각 3월 하순과 4월 하순에 예심을 신청해 거래소 문턱을 넘는 데 4~5개월이 걸렸다. 보통 예심 신청에서 통과까지 2개월 정도 소요되는데, 장기화한 배경에는 양사의 지분 구조나 실적 등을 놓고 거래소가 따질 대목이 많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컬리는 창업주인 김슬아 대표의 낮은 지분율이 상장 이전부터 지적을 받아왔다.



김 대표는 2017년 말 지분이 27.94%에 달했지만 그간 앵커PE 등 다수의 재무적투자자(FI)가 9000억 원 이상 투자해 지난해 말에는 지분율이 5.75%까지 떨어졌다. 이는 FI 중 가장 많은 지분을 가진 세콰이어캐피탈(12.87%)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컬리의 지배구조가 불안정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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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존카운티는 거래소에서 상반기 실적에 따라 영업 지속성을 판단하기로 하면서 심사가 길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골프존카운티는 상반기 매출로 전년 동기 대비 20.1% 증가한 1482억 원, 순이익으로 33.6% 늘어난 469억 원을 기록해 일단 실적 안정성을 입증했다.

두 회사가 거래소의 예심을 통과하기는 했지만 최근 IPO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져 향후 공모 절차를 성공적으로 마치기는 만만치 않다. 당장 올해 코스피 상장사가 LG에너지솔루션과 쏘카 등 3곳에 불과할 정도다.

공모주 시장의 유동성도 급격히 감소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공모주 펀드에서 최근 6개월 사이 1조 9694억 원이 빠져나갔다. 지속적인 금리 인상으로 기관이 동원할 수 있는 자금도 한정돼 있다. 한 공제회 관계자는 “시중금리가 계속 오를 것으로 보여 연기금 운용역들도 공모주 등 위험자산 투자에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시장에 제시할 몸값 산정부터 부담이 크다. 시장에선 컬리의 적정 기업가치를 1조~2조 원 수준으로 보고 있는데, 이는 지난해 말 앵커PE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면서 인정받은 가치(4조 원)에 크게 못 미친다. 하지만 컬리는 여전히 적자 기업인 데다 추가 금리 인상이 예고된 상황에서 기업가치를 높게 제시할 수도 없는 처지다. 골프존카운티 역시 최근 실적 흐름은 좋지만 향후 골프 산업 성장세가 둔화할 수 있다는 점이 변수로 꼽힌다. 이날 상장한 쏘카가 공모가를 희망가 상단보다 40% 가까이 낮춰 상장을 강행한 것처럼 ‘몸값 할인’을 통해 IPO를 추진하는 사례가 나타난 것도 부담이다.

한편 쏘카는 시초가가 공모가와 같은 2만 8000원에 형성됐지만 6.07% 하락한 2만 6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쏘카는 장 초반 2만 9000원대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이내 상승 동력을 잃고 하락 전환했다. 기관 수요예측에서 불거진 고평가 논란을 해소하지 못하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올해 IPO 시장에서 선전하는 소재·부품·장비 업종인 대성하이텍은 안정적 실적 상승세를 바탕으로 이날 코스닥에서 시초가(1만 3000원) 대비 12.3% 오른 1만 46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청약 흥행 열기를 이어갔다. 이는 공모가(9000원)에 비하면 62%나 오른 것이다.

심우일 기자·한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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