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현대차·폭스콘 공장도 멈췄다…中 '최악 가뭄'에 전세계 공급망 흔들

20일까지 6일 중단 이어 추가 단전 조치

현대차 상용차 공장도 조업 최소화 나서

쓰촨성 필수시설 제외 영업 중단 및 폐쇄

인근 산시성에서 전력 끌어오고 있어

21일 촬영된 항공사진에 따르면 가뭄으로 인해 중국 중부 장시성 구장에 있는 포양호의 건조한 부분을 확인할 수 있다. AFP연합21일 촬영된 항공사진에 따르면 가뭄으로 인해 중국 중부 장시성 구장에 있는 포양호의 건조한 부분을 확인할 수 있다. AFP연합




60년 만에 최악의 폭염과 가뭄으로 중국 쓰촨성 정부의 전력 공급 중단 조치가 25일까지 연장됐다. 전력난에 공장을 멈춘 기업들의 생산 재개가 지연되면서 자동차, 전기차 배터리 등의 글로벌 공급망에 부하가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해당 지역에는 현대차를 비롯한 국내 기업들의 생산 시설도 있는 만큼 적지 않은 피해가 예상된다.



21일(현지 시간)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쓰촨성 정부는 지속되는 폭염·가뭄으로 전력난이 개선되지 않자 단전 기간을 25일까지 5일 더 연장하기로 했다. 당초 쓰촨성은 15일부터 20일까지 6일간 단전 조치를 취할 계획이었다.

전력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기업들의 피해는 점차 커지고 있다. 당장 쓰촨성 쯔양시 소재 현대차의 상용차 전문 공장이 정상 가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의 중국 상용차 생산법인 ‘현대트럭앤버스차이나(HTBC)’는 쓰촨성 전력국에서 전력 공급이 부족할 예정이라는 통보를 받고 공장 조업을 최소화한 상태다. 2014년 본격 양산을 시작한 쓰촨 공장은 현재 준중형 트럭 ‘마이티(중국명 셩투)’, 대형 트럭 ‘엑시언트(창호)’ 등 고급 상용차 모델을 생산해 중국과 인근 시장에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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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쓰촨 공장의 생산량 자체가 적어 전력난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입장이다. 유연한 운영으로 계획 물량을 차질 없이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현대차는 쓰촨 공장을 수소트럭 생산이 가능한 친환경 상용차 공장으로 탈바꿈할 예정인 만큼 이 일대의 전력난이 장기화할 경우 관련 계획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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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중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이 밖에도 사료, 폴리에스터 충전재 등을 생산하는 국내 기업의 설비가 정상 운영을 하지 못하고 있다.

애플 협력사인 폭스콘을 비롯해 일본의 도요타자동차, 세계 최대의 전기차 배터리 업체인 CATL 등도 일찌감치 공장을 멈춘 상태다. 차이신은 쓰촨성의 전력난이 조기에 해소되지 않으면 전기차 배터리와 태양광 전지 패널 산업 등에 악영향을 미치고 이에 따라 전기차 산업 전반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극심한 전력난은 일상생활에도 지장을 주고 있다. 쓰촨성이 가정 및 필수 시설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공단 등에 단전 조치를 취하는 가운데 다저우시에서는 술집·KTV·PC방·목욕탕 등의 영업이 중단됐다. 상업 단지, 영화관, 호텔, 자동차 수리 전문점, 백화점 등에 대해서는 냉방 온도를 27도 이하로 설정하지 말고 외부 조명도 최대한 자제하도록 지시하고 있다. 청두시는 도로 조명과 옥외 광고 조명 사용을 제한했고 쓰촨성의 도서관·미술관·박물관 등도 당분간 문을 닫기로 했다. 쓰촨성은 현재 인근 산시성 바오지에서 쓰촨 더양까지 매일 1억 3200만㎾h의 전력을 끌어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쓰촨성 정부는 수력발전의 차질을 메우기 위해 화력발전 이용을 늘리겠다는 입장이지만 최근의 기상이변을 탄소 중립을 가속화하라는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화력발전 가동 증대에 부정적인 시각도 있어 그마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쓰촨성의 전력난에 따른 피해는 동부 연안의 상하이·저장성·장쑤성·산둥성 지역으로까지 번질 태세다. 중국은 전력 수요가 적고 생산이 용이한 서쪽에서 전기를 생산해 경제가 발달한 동부 지방으로 보내는데 풍부한 수자원을 바탕으로 전력을 만드는 쓰촨성의 전력 생산이 급감하면서 이른바 ‘서전동송’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상하이 테슬라 공장과 상하이자동차(SAIC)가 상하이시 당국에 자동차 생산에 영향이 없도록 협력 업체에 우선적으로 전력을 공급해달라고 요구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당장 상하이시는 22일과 23일 이틀간 황푸강을 따라 조명이 켜지는 와이탄·루자쭈이 일대의 조명을 모두 끄기로 했다. 혹시 모를 생산 시설 가동 중단에 대비해 전력을 최대한 아끼기 위한 조치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유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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