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정책

예금·대출고객 다 뺏길라…위기감 커지는 저축銀

정부 안심전환대출 등 시행으로

저축은행 차주 시중銀 이탈 가능성

시중은행 잇단 예금금리 인상에

기존 고금리 예금상품 매력도 뚝






금융 당국이 정책금융을 통한 취약 계층 지원책을 잇달아 발표하면서 저축은행 업계에는 그간 저축은행 대출 상품을 이용했던 차주들이 정책금융이나 시중은행으로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최근 시중은행과의 예적금 금리가 줄면서 예금 고객 유치마저 쉽지 않은 상황이 될 수 있다며 근심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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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정부가 잇달아 발표한 취약 계층 지원책에 대한 저축은행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내놓은 안심전환대출이 시행되면 주요 대출 고객들이 시중은행으로 빠져나가 영업 기반마저 위태로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올 2월 말 기준금리가 연 7%가 넘는 자영업자·소상공인 대출 잔액은 21조 9056억 원 규모다. 이 중 비은행이 보유한 잔액은 17조 6154억 원으로 80%를 차지하고 있다. 저축은행 전체의 대출 채권 규모가 올해 3월 말 기준 104조 2981억 원임을 고려하면 최대 16.9%에 달하는 대출 채권이 1금융권으로 이전될 수 있는 셈이다. 당국은 제2금융권에서 1금융권으로 대출이 넘어가더라도 2금융권의 이익은 크게 줄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동의하지 않는 모습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대손충당금을 환입시켜 재무 상태가 좋아지게 하는 것은 일회성이지만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고객을 빼앗기는 일”이라며 “정부가 나서서 저금리 대환을 하게 되면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굳이 영업비용을 들여 사업자 대상 상품을 시장에 공급하지 않을 테고 결국 나중에는 소비자들이 돈 빌릴 곳이 없게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저축은행 업계는 최근 시중은행과의 예금금리차가 줄어들면서 시중은행으로 자금이 옮겨갈 수 있다는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이날 기준 국내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의 평균금리는 3.51%로 집계됐다. 이달 초 평균 3.42% 정도였던 정기예금 금리는 최근 소폭 상승하면서 0.1%포인트 정도 인상됐지만 시중은행들도 금리를 꾸준히 올리면서 고금리 예금 상품으로서의 매력이 크게 부각되지는 않고 있다. 실제로 하나은행의 대표 예금 상품인 ‘하나의 정기예금’의 경우 6월 취급 평균금리는 3.22%였으며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은 3.12%, 우리은행의 ‘우리SUPER 정기예금’은 3.25%였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아직 저축은행에서 시중은행으로 자금이 옮겨가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지만 고객 예적금 외에 자금 조달 창구가 없는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금리 차가 좁혀지는 것이 좋은 현상은 아니다”라며 “예적금 금리를 더 올리면 대출금리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쉽게 올릴 수도 없다”고 말했다.


박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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