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가격 하락세가 점차 확대되는 가운데 향후 1년 뒤 집값 전망을 묻는 조사에서 “하락할 것”이라고 답변한 비중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물가를 더 오를 것으로 보는지를 묻는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은 지난달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지 불과 한 달 만에 0.4%포인트 하락했다. 물가 정점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하는 양상이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8월 소비자 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8월 주택 가격 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76으로 전월 대비 6포인트 하락했다.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저 수준이다. 주택 가격 전망 CSI가 100 이상이면 집값이 오를 것으로 보는 답변이 많고 100 이하면 떨어질 것으로 보는 답변이 많았다는 의미이다.
주택 가격 전망 CSI는 올해 5월까지만 해도 111로 집값이 계속 오를 것으로 보는 심리가 강했으나 6월(98), 7월(82) 등으로 급락했다. 한은은 “아파트 매매 가격 하락세 확대, 매수 심리 위축, 시장 금리 상승 등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기대인플레이션은 4.3%로 전월 대비 0.4%포인트 하락했다. 7월 기대인플레이션이 0.8%포인트 오른 4.7%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지 한 달 만에 하락 전환한 것이다. 다만 지난 1년 물가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물가 인식은 5.1%로 전월과 동일한 수준을 기록했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미국 등 글로벌 물가 흐름이 진정됐고 정부도 하반기에 물가 정점이 나타날 것으로 발표하면서 소비자 심리에 영향을 줬다”라며 “다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대로 높게 형성돼 있고 폭우 등으로 채소 등 식품 가격이 오르면서 체감 물가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8.8로 전월 대비 2.8포인트 올랐다. 고물가와 주요국 경기 둔화 우려가 지속되고 있으나 물가 피크아웃, 글로벌 통화 긴축 속도 조절 기대 등으로 전월 대비 소폭 하락했다. 다만 지수 자체로는 100을 밑돌고 있는 만큼 부정적 시각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