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과 금융감독원을 사칭하는 전화금융사기 범죄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검찰과 금감원 등을 쉽게 접하지 못한 20대의 범죄 피해 비중이 가장 컸다.
23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올해 전화금융사기 피해는 감소추세가 유지되고 있지만 검찰·금융감독원 등을 사칭하며 ‘범죄에 연루되었다’라고 속이는 ‘기관사칭형’이 예년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화금융사기는 생활이 어려운 서민들에게 ‘대출을 해주겠다’라고 접근하는 ‘대출사기형’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 ‘기관사칭형’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에만 40억, 10억, 9억 원 상당의 다액피해 사건이 각각 발생하면서 대출사기형-기관사칭형 피해액 비율이 5:5에 육박했다. 지난해 피해액 비율이 8:2 정도였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기관사칭형의 급증은 우려할 만한 셈이다.
기관사칭형 피해가 증가하는 이유는 범죄조직이 일반인들이 수사기관의 조사 등을 거의 경험하지 못한 상태란 점을 악용하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강압적인 목소리로 협박하고 또 악성 앱을 설치하여 피해자가 걸고 받는 모든 전화·문자를 전화금융사기 조직으로 연결하는 일명 ‘강수강발(강제수신·강제발신)’하여 범인을 검사·수사관이라고 완전히 믿게 만든다”고 밝혔다.
기관사칭형 피해자의 경우 비교적 사회경험이 적은 20대 이하와 30대가 많다. 다만 다액피해는 자산이 많은 사람에게서 발생하므로 사회생활을 오래 한 40대 이상에게서 발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