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대항해시대' 지각 출항 라인게임즈… 적자 늪 탈출할까

추억의 고전 게임 계승한 회사 최대 기대작

출시 2년 지연될 동안 회사 실적은 '악화일로'

대항해시대 시작으로 본격적인 실적 반등 노려


라인게임즈가 자사 최대 야심작 ‘대항해시대 오리진’의 돛을 드디어 띄웠다. 지난 2018년 게임 제작을 발표한 후 진짜 ‘출항’하기까지 장장 4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오랜 기다림의 시간 동안 만년 적자에 시달렸던 라인게임즈는 이번 신작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설욕에 나선다.






23일 라인게임즈는 신작 모바일·PC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대항해시대 오리진’을 출시했다. 대항해시대 오리진은 일본 코에이테크모게임스의 ‘대항해시대’ 시리즈 30주년을 기념하는 타이틀이다. ‘삼국지조조전 온라인’을 만든 이득규 대표가 이끄는 국내 개발사 모티프와 코에이가 합작해 공동 개발했다. 원작의 감동을 유지하면서도 철저한 고증을 거쳐 언리얼 엔진4 기반의 고품질 그래픽으로 16세기 주요 항구와 함선을 재현했다는 게 제작사 측의 설명이다. 추억의 명작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만큼 흥행 기대감도 높다.

라인게임즈는 신작 흥행을 위해 전력을 쏟았다. 지난 1년여간 두 차례의 비공개 테스트(CBT)를 진행하며 게임의 완성도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는 데 주력했다. 확률형 아이템을 깔끔하게 포기한 것도 유저들의 피드백을 적극 반영한 결과다. 지난해 초 ‘트럭 시위’ 사태 이후로 ‘착한’ 과금 모델(BM)을 내세운 회사들이 많아졌다고는 하지만, 확률형 아이템을 아예 포기한 건 매우 이례적이다. 출시 초기 ‘혜자’ 게임으로 호평받았던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또한 확률형 아이템을 완전히 배제하진 않았다.



라인게임즈는 여기서 더 나아가 개발사를 직접 인수하기까지 했다. 출시 직전인 지난 18일 개발사 모티프에 90억 원을 추가 투자해 지분율을 41%에서 66%로 끌어올려 종속기업으로 편입한 것. 라인게임즈 측은 “자체 개발력을 확보하고, 대항해시대 오리진 출시에 맞춰 개발사와 함께 시너지를 내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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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게임즈가 이토록 신작에 공들이는 이유는 간단하다. 회사의 ‘사운’이 걸린 작품이기 때문이다. 라인게임즈는 지난 2018년 대항해시대 오리진을 첫 공개하며 원작이 30주년을 맞는 2020년에 게임을 출시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하지만 실제 출시는 2년이나 지연됐다. 그동안 라인게임즈는 ‘엑소스 히어로즈’ 외 뚜렷한 히트작을 내지 못하며 암흑기를 맞았다.



실제 라인게임즈는 지난 2017년 설립 후 5년 연속 적자에 시달리고 있고, 지난해에는 영업손실(430억)이 매출(397억)을 앞지르기도 했다. 출범 당시 네이버의 손자회사로 카카오게임즈와 라이벌 구도를 형성할 것이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것을 감안하면 매우 초라한 결과다. 라인게임즈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할 동안 카카오게임즈는 ‘오딘’, ‘우마무스메’ 등 흥행작을 다수 배출했고, 지난해에는 매출 1조 원을 돌파했다.

라인게임즈는 흥행작 부재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실탄’을 넉넉히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텐센트로부터 1000억 원 투자를 유치하고, 올해 초에는 전환사채 320억 원 어치를 성공적으로 발행한 덕이다. 하지만 회사 출범 5년이 지난 만큼 이제는 흥행작을 배출해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라인게임즈는 올 하반기 신작들을 대거 쏟아내며 대규모 매출 신장 및 흑자 전환을 노린다. 대항해시대 출시에 이어 올해 초 국내 출시 후 호실적을 냈던 ‘언디셈버’를 연내 글로벌 게임 플랫폼 ‘스팀’에 출시한다. 이 외에도 회사는 ‘퀀텀나이츠’,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 등의 신작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정다은 기자 downright@sedaily.com


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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