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최악 거래절벽에 '밑바닥 경제' 아우성…중개업소·이사업체 짐싼다

■ 주택거래 절벽 후폭풍

중개사 신규개업 연초대비 반토막

인테리어, 원자재값 급등 '이중고'

서울 이사업체 7월까지 39곳 폐업

전국 아파트 매수심리가 2년 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거래절벽이 심화되고 있다. 21일 서울 잠실 부동산 중개업소에 급매물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전국 아파트 매수심리가 2년 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거래절벽이 심화되고 있다. 21일 서울 잠실 부동산 중개업소에 급매물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올 상반기 아파트 매매 거래가 지난해 대비 절반 이하로 급감한 가운데 부동산 중개, 이사, 인테리어 등 관련 업체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부동산 거래량 급감에 공인중개사들은 매매 거래 중개가 사실상 ‘올스톱’ 상태고 이사 업체는 일감이 없어 페업하는 곳까지 나오고 있다. 인테리어 업체도 사정이 비슷하다. 원자재값은 뛰는데 일감은 예년 대비 최대 60%까지 줄었다. 업체 관계자들은 “매달 월세를 감당하기도 버거운 상황”이라며 “거래절벽이 주기적으로 있었지만 지금처럼 심각한 적은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2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월평균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 건수는 3만 68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만 2169건 대비 절반 수준을 기록했다. 2020년 상반기 월평균 7만 5354건과 비교하면 40% 수준으로 거래량 하락세는 지난해 말부터 도드라졌다. 거래량 감소세로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은 곳은 부동산 공인중개업소다. 서울 노원구에서 공인중개업소를 운영하는 A 씨는 “지난해 8월부터 매매계약이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하더니 올 4월부터는 단 한 건도 들어오지 않았다”며 “전세 거래도 지난해와 비교해 절반 수준”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사람들이 다들 계약갱신청구권으로 재계약만 하고 있어 공인중개사를 찾는 일이 더 크게 줄었다”고 덧붙였다.



서울 강서구에서 사무실을 운영하는 공인중개사 B 씨는 “간간이 손님이 오지만 매매가에 대한 시각차가 커 계약을 않고 금방 되돌아간다”며 “팔려는 사람은 ‘이 정도는 받아야 한다’는 마지노선이 있는데 사려는 사람이 ‘앞으로 더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해 거래가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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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폐·휴업한 공인중개사는 1013곳으로 올해 매달 1000여 곳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신규 개업 공인중개사는 올해 1월 1993곳에서 지난달 1074곳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신규 개업에서 폐·휴업을 뺀 순 유입은 1월 934곳, 3월 575곳, 5월 460곳, 지난달 61곳으로 올 들어 꾸준히 감소했다.

인테리어 업체들은 지난해 말부터 가속화된 원자재값 인상에 더해 수주절벽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 종로구에서 인테리어 업체를 운영하는 강 모 씨는 “평년보다 60%, 올해 초보다 40% 정도 인테리어 수주가 줄었다”며 “지난해 말에 비해 자재값은 2배 가까이 뛰었는데 수요는 바닥 수준이라 죽을 맛”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서울 강북구의 인테리어 업체 사장 이 모 씨는 “매출이 크게 줄어 부동산 중개업소에 영업을 다니다가 그것도 안 돼 남는 시간에 투잡을 뛰고 있다”며 “앞으로 멀리 봐도 매매 거래가 크게 늘 것 같지 않아 폐업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택 거래가 급감하면서 이사 업계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전국화물자동차운송주선사업연합회의 한 관계자는 “이삿짐 운송 수요는 부동산 거래 건수를 곧이곧대로 따라갈 수밖에 없다”며 “이사 경기가 전국적으로 실종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연합회에 따르면 서울 지역 이사 업체 허가증 양도 건수는 2020년 48건, 지난해 63건이었는데 올해의 경우 7월까지만 벌써 39건에 달했다. 연합회 관계자는 “정식으로 허가된 이삿짐센터 수치가 이 정도인데 허가를 받지 않은 이사 업체가 폐업한 경우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동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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