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친모가 자폐증을 앓고 있는 2살 아들을 흉기로 살해한 후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24일 대구 달서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 45분께 달서구 한 아파트에서 A(32)씨가 자폐증이 있는 B(2살·2019년생)군의 목숨을 끊은 후 아파트 아래로 뛰어내렸다.
투신하기 전 A씨는 남편에게 "아이가 많이 다쳤다"고 전화한 후 20분 뒤에 뛰어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남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다발성 중증 외상 상태인 A씨와 심정지 상태인 B군을 발견하고 각기 다른 대학병원으로 옮겼다.
A씨는 이송 당시 호흡과 맥박이 있었으나 병원에서 끝내 숨졌다. A씨는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취지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나이로 4살인 B군은 일반 어린이집을 다녔다. 국가로부터 장애 관련 상담이나 지원을 받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달서구 관계자는 "아무래도 '활동 보조' 등 정부 지원을 받으려면 기록을 남겨야 하니까, 낙인 때문에 최대한 미룬 것으로 보인다"며 "자폐 자녀를 둔 부모들 대다수가 우울증을 겪고 있는 게 현실이며, 이들을 아우를 수 있도록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통상 자폐증 또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아이는 외적으로 비장애인과의 구분이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비장애인 아이와 비교했을 때 유별난 행동, 반복적인 소리 지르기, 위협적인 행동을 했을 때 부모가 아이를 잘못 키워서가 아니라 '장애'를 갖고 있어서 그렇다는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