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 머니트렌드 2022’에서 ‘동학개미 리멘토링’의 박세익 체슬라투자자문 전무(대표이사)는 금리인상과 경기침체 우려로 공포감에 휩싸인 초보투자자에게 주식을 ‘살 때’라고 강조했다. 이유는 간단명료하다. 코스피가 싸기 때문이다.
과거 사례를 볼 때 국내증시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평균적으로 1.2배에서 0.9배 사이로 움직였던 확률이 90%에 달했던 만큼 0.9배 수준인 2500선은 가격 메리트가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1999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주식운용팀을 시작으로 KTB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제일저축은행 등을 거치며 국내외주식, 채권, 파생상품 등 금융투자 업계에서 20년 넘게 쌓은 경험은 그의 판단을 뒷받침하는 원천이다. 박 대표가 투자 전략을 지휘하면서 체슬리투자자문은 올 4월 금융위원회에 투자자문업과 투자일임업을 등록한 뒤 한국투자증권·유안타증권과 일임투자 위수탁계약을 체결하는 등 단기간 내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박 대표가 코스피 상승을 예상하는 이유로 밸류에이션 외에도 물가가 정점을 찍었다는 시그널을 꼽았다. 그는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통화정책은 소비자물가지수(CPI) 영향을 크게 받는데 최근 물가에 영향을 많이 끼친 유가가 안정되고 있다”며 “올해 원자재값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까지 더해지면 연준은 내년 1분기 디플레이션을 우려해 강하게 금리를 올리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연준의 매파적 금리인상 기조도 9월 50bp(1bp=0.01%) 인상을 끝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내다봤다. 9월에 금리를 올리면 미국 기준금리가 2.75~3.0%에 이르는 만큼 4분기 CPI는 연준이 추구하는 2~3%로 대폭 낮아져 긴축에 대한 공포가 해소될 것이라는 해석이다.
고환율과 명절효과로 당분간은 박스권 …조선·방산주 주목
박 대표는 “금리에 대한 시장의 안도감이 형성되면 증시가 이 안정화될 것”이라며 “코스피 1배가 2650선대라는 점을 고려할 때 1.2배 수준인 2900까지 기대해도 된다”라고 주장했다. 다만 고환율과 추석 명절효과로 코스피는 당분간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과 한국 중 국내증시 투자 매력이 높다는 의견이 나왔다. 환율이 높은 상황을 고려할 때 미국 주식 투자는 부담스럽고 국내주식은 세금이 저렴하다는 매력이 크다.
특히 최근 증시의 주도주로 떠오른 ‘태조이방원(태양광·조선·2차전지·방산·원자력)’ 중 글로벌 탑티어 타이틀을 달고 있는 산업에 선별 투자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박 대표는 조선과 방산, 원전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조선업에 대해선 “국내 조선사는 막강한 기술 우위에 있고 최근 실적악화는 원자재 가격 급등이라는 일회성 악재 때문”이라며 “물가가 안정되면 압도적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수주와 실적 모멘텀이 강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방위산업 역시 “우리나라는 분단국가인 만큼 방위산업에 대한 경쟁력을 꾸준히 키워왔다”라며 “유럽은 1, 2차 세계대전을 경험한 트라우마가 있는 만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가성비와 기술력이 뛰어난 국내 방산 업체의 수주전은 이제 시장 초입 단계로 봐도 무방하다”고 호평했다. 원전 역시 윤석열 정부 초기 시점이고 기술력 역시 글로벌 경쟁력이 큰 만큼 중장기 투자처로 적합하다고 추천했다. 반면 태양광과 2차전지는 외부 요인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불확실성이 커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박 대표는 “2차전지는 중국과 치열한 경쟁관계에 있어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 등 정책 리스크가 있다”며 “관련주가 2024년까지 밸류에이션을 이미 당겨와서 고가에 거래되는 점도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태양광 역시 중국 업체의 글로벌 경쟁력이 압도적인 상황에서 유가 급등에 따른 대외 변수로 관련주가 상승한 만큼 유가가 내려가면 투자손실 우려가 있다고 그는 염려했다.
초보투자자가 가장 많이 매수한 삼성전자(005930)에 대해서도 박 대표는 ‘구만전자’가 가능하다고 확신했다.
박 대표는 “글로벌 공급난으로 제조업체의 생산능력이 떨어지면서 반도체 수요가 줄었다”며 “자동차와 핸드폰 등 반도체가 들어가는 상품은 교체주기가 정해져 있어 교체를 미루면 이연수요가 발생하기 때문에 반도체 업황이 다시 좋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코로나 팬데믹 이후 부진했던 갤럭시 폴더블폰 시장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열리는 점도 삼성전자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키운다. 앞서 통신 3사는 삼성전자의 신제품 폴더블폰 ‘갤럭시 Z폴드4′와 ‘갤럭시Z플립4′ 사전개통을 시작한 바 있다. 이 같은 호실적 기대감에 외국인은 최근 1개월(7월 22일~8월 22일) 동안 삼성전자를 1568억 원 사들이며 기대감을 표했다. 박 대표는 삼성전자 외에도 하반기 유망 투자처로 해외 공장을 보유해 원자재값 상승과 환율 영향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국내 수출 대형주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