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꽂이]기후위기에 '한계' 도달한 지구…인류 생존방식 바꿔야 살린다

■브레이킹 바운더리스

(요한 록스트룀·오웬 가프니 지음, 사이언스북스 펴냄)

산업혁명 이후 인간의 제반 활동

지구온난화 불러 가뭄·홍수 몸살

에너지·인구·식량·기술·도시화 등

지구·인류 공존 '대전환 해법' 제시







최근 중국과 유럽 등의 폭염과 가뭄에 더해 한국과 미국에서는 폭우와 홍수 등 반복되는 재해로 기후위기 문제가 한층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중국의 경우 지난해는 폭우로 몸살을 앓았지만 올해는 가뭄으로 공장의 전력까지 끄는 등 비상상황이다. 즉 산업혁명 이후 인간의 활동으로 인한 전 지구적 기후 온난화는 명확해졌다.



대다수가 인류의 미래를 위협하는 이런 위험을 인식하고 경고를 내놓고 있다. 반면 일부에서는 기후온난화를 부정하는 세력이 여전하고 또 기후 행동 협조를 방해하기도 한다.

기후 위기를 둘러싼 과학자들과 활동가들이 최전선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급변하는 지구환경 속에서 번영과 평화를 위한 합리적인 길을 모색하는 방법을 찾아보는 내용의 책이 출간됐다. 지구를 구하려면 인류 삶의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지구 과학자 요한 록스트룀과 오웬 가프니가 쓴 ‘브레이킹 바운더리스: 기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담대한 과학(원제 Breaking Boundaries:The Science of Our planet)’이다.

지난 2018년 전세계 10대들이 동참한 ‘미래를 위한 금요일’ 운동으로 발전하는 학교 파업 1인 시위를 시작한 그레타 툰베리가 서문을 쓴 이 책은 생태학자 데이비드 애튼버러가 해설을 맡은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브레이킹 바운더리: 지구의 과학’의 원작으로서 두 저자의 연구와 신념의 정수를 담아냈다.

독일 포츠담대학 지구과학과 교수인 록스트룀은 앞서 지난 2009년 ‘지구 위험 한계선’이라는 개념을 창안한 사람이다. ‘지구 위험 한계선’은 한계선을 지켜 그 범위 안에서 활동한다면 인류를 절멸 시킬 수도 있는 지구환경 변화를 회피할 수 있다는 개념이다.

록스트룀은 인류의 생존을 지원해주는 전제 조건이 되는 시스템을 9가지로 구분하고 한계선을 정의했다. 즉 기후 변화, 성층권 오존층, 대기 중 에어로졸 농도, 해양 산성도, 질소와 인 같은 화학물질의 생성-지질학적 순환, 담수 사용량, 토지사용 형태, 생물 다양성, 신물질 등이 위험상태에 있는 지를 분석했다. 지구 온난화가 지구 위험 한계선을 깨고 위험상태로 돌입하는 순간 안전지대에 있는 한계선들마저 함께 무너질 수 있다. 위의 9가지 요소는 미래 지구를 보장하는 가드레일이라고 할 수 있다.



한 발짝 더 나아가 이번 신작에서 저자는 한계선을 지키기 위한 방안을 본격적으로 제시했다. 책은 인류가 지속 가능한 발전을 누리며 사는 안전지대와 지구 규모의 생태적 재앙 속으로 빠지는 상황을 설명한 1부와 현재 지구의 기후 위기 상황을 요약한 2부, 그리고 지구 환경 시스템의 전환을 위한 해법을 제시하는 3부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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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지구 생태계를 건강하게 유지하고 경제 체제의 안정과 번영을 위해서는 △에너지 △토지와 식량 △불평등 △도시화 △인구와 보건 △기술 등 6가지 시스템에서 전환이 일어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그러한 전환은 △사회적 변화 △정치적 변화 △경제적 변화 △기술 혁신이라는 4가지 측면이 동시에 작용해야 실현 가능하다. 이것이 모두 가능할까.

이와 함께 공저자인 가프니는지난 2017년 자신이 내놓은 ‘인류세 방정식’을 이번 책에서 더욱 발전시켰다. 이 방정식은 산업혁명의 이전과 이후에 지구환경의 변화가 완전히 바뀌었다는 것을, 다시 말해 인류 자신이 소행성 충돌 같은 지구 규모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권능을 획득했다는 것을 수식으로 설명했다.

책은 ‘지구 위험 한계선’을 지키는 데서 더 나아가 인류 생존의 전제조건을 되돌아보고 지속 가능한 발전 가능성을 살펴본다. ‘홀로세’와 ‘인류세’의 경계선, 향후 100억 인류가 지속 가능한 발전을 누리며 사는 안전지대와 지구 규모의 생태적 재앙이라는 갈림길에 오기까지의 과정도 설명한다.

여기서 ‘인류세’는 인간이 지구 역사에 영향을 주기 시작한 시기를 의미하는 새로운 지질시대 개념으로 앞서 2000년에 처음 제안된 개념이다. 또 ‘홀로세’는 빙하기 이후 인류 문명이 눈부시게 발달한 시대를 의미한다.

책은 지구라는 행성 형성 이후 생명 탄생과 인류의 진화, 그리고 문명의 등장과 홀로세의 종결과 인류세의 시작까지 지구 1.0에서 5.0까지로 압축해 설명한다. 생명체, 광합성, 호모 사피엔스라는 종의 등장이란 세 번의 큰 사건이 지구를 극적으로 변화시켜 왔다.

저자들은 “마침내 인류 문명이 긴급한 위험에 처했다. 지난 1960년대 달 착륙을 위해 전례 없는 조치들이 이루어졌듯이 2020년대에는 지구회복 계획을 수행해야 한다. 지구회복 계획의 목표는 지구생명 유지시스템 안정화다”고 지적한다.

한편 비영리 환경 단체 글로바이아에서 작성한 16페이지의 컬러 도판과 지도 이미지들은 최신 연구 성과의 핵심을 한 눈에 살펴 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2만 2000원.

/최수문기자 chsm@sedaily.com


최수문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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