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법원에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명령 집행정지를 연장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공정위가 구글이 스마트폰 제조사와 계약을 체결할 때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탑재를 강요하지 못하도록 한 시정명령 효력이 되살아나게 됐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6-3부(홍성욱 최봉희 위광하 부장판사)는 25일 "공정위가 내린 시정 명령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구글이 낸 집행정지 신청을 일부만 받아들였다.
재판부 결정에 따라 구글은 기기 제조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면서 안드로이드 호환 가능 기기만 제조·유통·판매하도록 제한하거나, 파편화금지계약(AFA)을 강제해서는 안 된다. 또 제조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새롭게 체결하거나 기존의 계약을 수정하는 경우 시정명령을 받은 날로부터 5년간 6개월마다 공정위에 관련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공정위가 구글에 내린 2249억3000만원의 과징금 납부 명령의 효력도 그대로 유지된다.
다만 재판부는 '명령을 받은 날로부터 90일 이내에 구글이 제조사와 체결한 기존 계약을 시정명령 취지에 따라 수정해야 한다'고 정한 조항은 본안 소송 1심 선고일로부터 30일이 되는 때까지 효력을 정지했다.
구글은 올해 2월에도 같은 취지의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당시 법원은 구글 신청을 대부분 받아들여 이달 31일까지 공정위 시정명령의 효력을 정지했다. 법원이 정한 기한이 다가오자 구글이 같은 취지의 집행정지 신청을 다시 신청했지만 이번에는 일부만 받아들여진 것이다.
공정위는 지난해 9월 삼성전자 등 스마트폰 제조사에 안드로이드 탑재를 강요한 혐의로 구글LLC·구글 아시아퍼시픽·구글 코리아 등 3사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000억여원을 부과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OS로 모바일 시장에서 점유율 72%의 지배력을 확보한 후 2011년부터 과징금 부과 당시까지 삼성전자 등 제조사에 '포크OS'(구글이 공개한 안드로이드 소스코드를 변형해 만든 OS)를 탑재한 기기를 만들지 못하도록 했다.
구글은 제조사에 필수적인 플레이스토어 라이선스 계약, 최신 버전 안드로이드 소스코드를 제공하는 안드로이드 사전접근권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면서 AFA도 반드시 체결하도록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구글의 이 같은 행위가 시장지배력 남용 및 불공정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플레이스토어 라이선스와 안드로이드 OS 사전접근권을 연계해 AFA 체결을 강제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시정명령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