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美 인플레감축법은 기회"…K배터리, 30兆 해외투자

올 LG엔솔 13조·SK온 11조 투입

리튬 등 中 원자재 줄이기는 과제








국내 전기자동차 배터리 3사가 북미와 유럽 시장에 올해 30조 원이 넘는 투자를 단행하기로 했다. 미국에서 제조된 배터리와 조립된 전기차에 혜택을 주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기회로 삼아 현지에서 초반 주도권을 확실히 쥐겠다는 전략이다. 중국 원자재의 비중을 대폭 줄이고 공급처를 다변화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음에도 이처럼 북미 투자를 확대하는 것은 중국과의 격차를 좁힐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배터리 3사가 올해 북미나 유럽 투자를 발표하거나 집행 중인 금액은 총 29조 원 안팎이다. 지금까지 배터리 업계에서 공개된 투자 규모가 연 10조~20조 원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유독 많은 투자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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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은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해 세우는 제1~3 공장에만 5조 원 가까운 금액을 투입한다. 이를 포함해 북미 지역에서 추진하는 투자 금액만 13조 원을 넘는다. 특히 LG엔솔이 이날 일본 혼다와 5조 1000억 원을 함께 투입해 미국에 합작 공장을 설립한다고 발표하면서 규모가 대폭 확대됐다. 이번 합작법인 설립은 한국 배터리 업체와 일본 완성차 업체의 첫 전략적 협력 사례다. 이 공장은 2025년 가동이 목표다.

포드와 손잡은 SK온은 5조 1000억 원을 들여 미국 켄터키·테네시주에 각각 합작 공장을 짓고 있다. 삼성SDI는 미국 인디애나주에 3조 3000억 원을 투입해 스텔란티스와 합작 공장을 설립한다. 여기에 정확한 금액이 공개되지 않은 투자까지 모두 더하면 배터리 3사의 투자액은 30조 원을 훌쩍 넘는다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추정이다.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그룹도 미국에 14조 원이 넘는 투자를 약속했다. 현대차의 투자 계획까지 포함할 경우 국내 전기차 관련 업체들의 북미·유럽 투자 금액은 총 50조 원에 육박한다.

문제는 국내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 보따리에도 불구하고 아이오닉5, EV6 등 현대차·기아의 모든 차종이 IRA의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점이다. 북미에서 최종 조립한 전기차에만 보조금 혜택을 줄 수 있다는 법 조항 때문이다.

김주홍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정책연구소장은 “구체적인 시행령이 정해지기 전까지 미국 정계를 상대로 아웃리치(접촉·설득) 작업을 계속해야 한다”며 “현재로서는 외교적 수단을 총동원해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 외에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전희윤 기자·유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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