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우크라 전쟁 장기화에…"美 탄약 재고 바닥 보여"

美, 우크라에 106억弗 이상 무기 지원…"앞으로 30억弗 추가"

155mm 포탄 재고수준에 빨간불…"불편한 수준으로 낮아졌다"

"예산 부족 때문 아냐, 국방부 무기 주문·제조 과정 오래 걸려"

AP연합뉴스AP연합뉴스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이 7개월 차에 들어선 가운데 대대적인 무기 지원에 나선 미국의 탄약 재고가 바닥을 보이며 안보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 (현지 시간)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상당수를 미군 비축품에서 직접 가져온 결과 재고 보충이 더디게 진행되며 군사준비태세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내부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미국은 6개월간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16기, 수천 정의 총, 드론, 미사일, 다른 장비 등을 지원했다. 특히 155㎜ 견인 곡사포 M777 포탄의 경우 지금까지(이달 24일 기준) 총 80만 6000발의 포탄을 제공하며 재고 수준에 빨간 불이 켜졌다. WSJ에 따르면 해당 포탄은 지난 주에도 미군이 시리아에서의 군사공격 활동에 사용하는 등 자국 군사 활동에도 빈번히 쓰이는 무기다.



한 국방부 관계자는 WSJ에 미군의 155mm 포탄 재고 수준이 “불편한 정도로 낮아졌다(uncomfortably low)"면서 “아직까지 미군이 어떤 주요 (군사) 분쟁에도 직접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탄약의 비축 수준은 중요하지 않지만, 전쟁에 들어가고 싶은 수준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당장 대규모 군사 작전을 펼치지 않아 드러나지 않을 뿐 비상 상황 발생 시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관련기사



이에 미군은 충분한 무기 공급 수준 확보와 우크라이나 지원을 병행하기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미 육군은 최근 탄약 공장 확충을 위해 의회에 5억 달러를 요청했다. 또한 마크 밀리 합동참모본부 의장은 매월 미군 무기고에 대한 검토를 실시해 유사시 군사 준비 상황 확보가 가능한지 확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WSJ은 “지난 주 미군은 우크라이나에 155mm 탄약 재고 고갈에 대한 우려를 반영해 대신 105mm 탄약을 공급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내년도 미 국방부 예산이 7730억 달러(약 986조 원)에 달하는 만큼 최근 재고 고갈 문제의 원인은 예산 부족이 아닌 군수 물자 조달 과정에서의 시간 소요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비축 물량이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방산업체와 적극적으로 소통하지 않은 국방부의 관료주의적 태도가 무기 확충 과정에서 장기간 공백기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통상 미군의 무기 구매는 ‘국방부 측 필요 물량 결정 - 민간 방산업체에 입찰- 주문 후 생산’ 과정을 거친다. 이 중 주문 및 제조에만 3~18개월이 소요되고 미사일이나 드론 등 첨단 무기의 경우 더 많은 시간이 걸리는 만큼 곧바로 재고를 채우는 것이 불가능하다. WSJ는 “2월 러시아의 침공 이후 방위산업체들은 국방부가 무기 요구사항을 제때 전달하지 않거나 갑자기 변경해 지연을 초래하고, 충분한 생산량 확보를 어렵게 한다고 불평해왔다”고 설명했다.

또한 국방부 내부에서도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는 부서와 무기를 구매하는 부서 간의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제임스 테이클레트 록히드마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방산업계가 생산을 늘리기를 바란다면 국방부가 다른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형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