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처음으로 '매우 강' 태풍으로 분류된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우리나라에 직접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기상청에 따르면 힌남노는 이날 오전 9시 현재 일본 오키나와 동쪽 930㎞ 해상에서 시속 32㎞ 속도로 대만 쪽으로 서진 중이다. 힌남노 중심기압과 최대풍속은 각각 945hPa(헥토파스칼)과 45㎧로 '매우 강' 태풍으로 분류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의 강도는 '중-강-매우 강-초강력'으로 나뉘며 '매우 강'은 최대풍속이 '44㎧ 이상 54㎧ 미만'인 경우다.
힌남노는 31일 오후 9시 오키나와 남남동쪽 250㎞ 해상에 이른 뒤 다음 달 2일까지 오키나와 주변 바다에 정체돼 있을 전망이다. 이후에는 방향을 북쪽으로 틀어 4일 오전 9시에는 오키나와 서남서쪽 190㎞ 해상까지 북상하겠다.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나 일본 기상청도 경로 예상이 이와 비슷하다.
힌남노로 유입된 우리나라의 고온다습한 공기가 한랭건조한 공기와 충돌하면서 다음 달 2일부터 제주와 남해안을 중심으로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 서쪽 티베트고기압 확장 정도에 따라서 4일 이후 힌남노가 북동진을 거듭하면서 우리나라와 일본 사이 대한해협을 지날 것으로 보인다.
힌남노는 앞으로 해수면 온도가 30도 내외로 따뜻한 바다 위를 지날 예정이라 세력이 강해질 가능성이 높다. 약해질 가능성은 적다는 것이 기상청의 설명이다. 다른 열대요란을 흡수할 가능성도 존재해 세력이 증대되거나 유지될 확률이 높다.
다만 힌남노 스스로 세력을 약화할 가능성은 있다. 해상에 태풍이 머물고 있을 때 아래쪽 바닷물은 강한 바람으로 밀려나며 해수면이 낮아지는데, 이 때 올라오는 차가운 심층해수가 해수면 온도를 낮춰 태풍이 에너지를 받지 못하고 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힌남노가 서진할 확률과 북동진할 확률이 각각 얼마인지 단정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북상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힌남노가 대한해협을 지나도 우리나라가 위험반원에 들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기상청의 설명이다. 위험반원은 태풍과 주위 풍향이 일치해 풍속이 합쳐지는 구역으로 북반구에선 진행방향 오른쪽이다. 물론 위험반원에 들지 않아도 강풍 등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 강도와 경로에 변동성이 대단히 큰 상황"이라면서 "최신 기상정보를 확인해달라"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