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잘지은 자식농사 덕에…지주사 주가 '하이킥'

칠성·코리아세븐 등 실적개선

롯데지주 최근 한달간 10% 쑥

두산·한화·GS·LS 등도 강세

주주환원 정책 강화도 긍정적

국내증시 키쥔 외인 순매수세





‘만년 저평가’라는 꼬리표가 달려 있던 지주사가 올해 재평가 국면에 돌입했다. 자회사들이 호실적을 내면서 주가가 날개를 달고 있어서다. 지주사들은 이익 확대에 힘입어 주주 환원까지 확대하며 주가 상승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달 들어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로 돌아오면서 수급 측면에서도 이들 지주사에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전일보다 2.49% 오른 4만 1100원에 거래를 마치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최근 한 달 상승률은 10%에 이른다. 롯데지주는 계열사에 대한 가치 재평가가 진행되면서 주가가 크게 반등하고 있다. 두산 주가도 이달 17.74%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한화(18.15%), GS(12%), LS(13.92%), HD현대(10.54%)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주사 주가가 최근 반등을 시도하는 것은 호실적을 낸 자회사들 덕을 톡톡히 보고 있기 때문이다. 높은 이익 체력을 입증하면서 이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롯데지주가 대표적인 사례다. 롯데칠성의 신규 편입 효과를 비롯해 코리아세븐·롯데GRS 등 자회사 전반의 고른 실적 회복으로 하반기에도 양호한 실적 모멘텀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종렬 흥국증권 연구원은 “부진했던 2020년을 저점으로 영업 실적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며 “올해는 별도 기준 자회사들의 실적 개선에 따른 배당수익 등의 안정적인 성장과 함께 엔데믹 전환에 따른 실적 호조로 연결 영업이익은 양호한 모멘텀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GS도 ‘자식 농사’ 덕을 봤다. GS는 2분기에만 1조 5000억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리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GS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GS칼텍스에서만 2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낸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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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는 주력 계열사의 견조한 수익성에 힘입어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올 2분기 자회사인 LS아이앤디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70억 원 정도 감소했음에도 전선·동제련·엠트론·일렉트릭이 이를 만회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거뒀다. 또한 사업 구조 변화로 팔라듐 등 부산물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 개선 효과가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한화는 사업 구조를 재편한 뒤로 주가가 치솟고 있다. 그룹 내 3개 기업에 흩어져 있던 방산 사업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통합하고 ‘모멘텀(옛 한화 기계 부문)’의 사업 역량 강화를 추진한다는 소식이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국내 증시의 키를 쥔 외국인들이 지주사를 담고 있는 점도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외국인들이 110억 원을 팔아치운 HD현대는 이달 들어 370억 원의 순매수세를 기록했다. 한화도 지난달 30억 원 순매도를 기록하다가 이달에는 460억 원 순매수로 돌아섰으며 롯데지주(360억 원), GS(320억 원)도 외국인의 장바구니에 담겼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지주사들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평가 관리에 힘을 쏟으면서 외국인투자가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면서 “이밖에 현 정부의 대기업 친화 정책, 업황 고민에서 자유롭다는 측면 덕분에 지주사에 수급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지주사들은 좋은 실적을 바탕으로 주주 환원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소액주주들의 주주 환원 요구가 강해지면서 지주사들이 선제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SK의 주당 배당금은 2020년 7000원에서 지난해 8000원으로 증가했고 올해도 8550원으로 늘리며 배당 확대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SK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2000억원의 자기주식 매입을 결의하기도 했다. 이번 신탁 계약으로 취득한 자기주식은 계약 기간 종료 후 별도 이사회 승인을 거쳐 전량 소각될 예정이다.

지난달 약세장이 펼쳐진 점도 지주사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을 늘리는 데 한몫했다. 약세장에서는 주가가 안정적이면서 배당을 많이 주는 지주사의 인기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최근 주가 강세에도 지주사들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평균치를 밑돌며 ‘싸다’는 인식을 받는다.

다만 전문가들은 지주사별로 옥석을 가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최 연구원은 “실적, 미래 성장 전망이 좋지 않은 경우에는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올해 자회사 실적이 좋아야 내년 배당을 늘릴 수 있기 때문에 주주 환원 지속성을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희·성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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