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한의학연구원은 한의과학연구부 정지연 박사 연구팀이 대사체 분석 방법을 통해 대표적 어혈 치료제인 계지복령환의 어깨 통증 및 혈중지질 개선 작용기전을 과학적으로 확인했다고 31일 밝혔다.
‘계지복령환’은 계지·복령·목단피·도인·작약으로 구성된 처방으로 주로 갱년기장애, 월경이상, 타박상 등 어혈(瘀血) 제거에 사용되는 한약 처방 중 하나로 임상에서 사용 빈도가 높다.
어혈은 체내에서 정체된 피 또는 본래 위치를 벗어나 존재하는 체액을 의미하는데 한의학에서는 어혈이 몸의 정상적인 순환을 막고, 경락의 소통을 가로막아 질환을 유발한다고 본다.
소염 진통효과를 가지는 한약 작용기전의 핵심에는 염증 및 면역 조절이 있는데 특히 계지복령환은 어깨통증과 같은 근골격계 염증성 통증 질환에 효과가 있어 임상에서 자주 쓰이고 있으나 이에 대한 치료 기전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태였다.
연구팀은 계지복령환의 어깨 통증 및 혈중지질 개선 효능을 규명하기 위해 다기관, 무작위배정, 대기명부 대조군 임상시험을 수행했다.
임상시험 결과 치료 8주 후 치료군 및 대조군에서 치료 전 어깨 통증(VAS) 점수가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특히, 치료군에서 대조군 대비 약 1.6배의 감소를 확인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연구팀은 계지복령환이 만성통증 및 신경 염증과 관련 있는 아르기닌(arginine), 트립토판(tryptophan) 등의 대사 패턴을 조절해 어깨 통증을 개선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혈중지질 수치 개선도 함께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이와 관련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용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을 받아 이상지질혈증 치료에 대한 계지복령환의 효능과 안전성 연구도 진행중이다.
제1저자인 한의과학연구부 고미미 박사는 “이번 연구는 한의학 임상연구와 대사체학 연구를 결합하여 임상적 효능과 함께 그 작용기전을 같이 규명하고자 한 연구로서 그 의미가 더욱 크다”며 “지속적인 후속 연구를 통한 한약 효능의 과학적 규명으로 국민 건강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 저명학술지 ‘파이토메디슨’에 6월 9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