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중국의 도발에 강력하게 대응할 것을 요구한 가운데 대만군이 처음으로 중국의 드론(무인기)을 향해 실탄 경고사격을 가했다.
3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대만군은 전날 오후 대만 다단과 얼단, 스위 등 진먼섬 상공에서 민간용 무인기 3대를 발견했다. 대만군의 신호탄 경고사격에 이들 무인기는 중국 샤먼 방향으로 날아갔으나 36분 후 무인기 1대가 다시 얼단 지구 해상 통제 구역 상공에 진입했고 대만군은 이 무인기를 향해 실탄 경고 사격을 했다. 이 무인기는 1분 뒤인 오후 6시께 다시 샤먼 방향으로 날아갔다. SCMP는 "이는 대만해협 전체의 긴장 고조가 계속될 것이라는 가장 최신의 증거"라고 평가했다. 대만이 중국의 무인기를 향해 실탄 경고사격을 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만군의 이 같은 대응은 중국에 대한 대만 정부의 대응이 달라졌음을 보여준다. SCMP는 이번 결정이 차이 총통이 '중국의 도발'에 맞서 대만 영공의 안전을 방어하기 위해 '필수적이고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힌 지 몇 시간 뒤 이뤄졌다고 전했다.
한편 대만 외무부는 30일 더그 듀시 미 애리조나 주지사가 대만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공화당 소속의 듀시 주지사는 차이 총통과 TSMC 등 반도체기업 관계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TSMC는 미 애리조나에 120억달러 규모의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미국 정치인이 대만을 찾은 것은 이달 들어 벌써 다섯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