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검찰 출신 빼고 실무진만 쇄신”…억울함 쌓이는 대통령실

추석 연휴 전후로 20명 더 교체 전망

정치권 출신 집중 돼 내부 불만 쌓여

실무진 대거 교체에도 수석은 유임

검찰 출신 참모진이 인적쇄신 주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연합뉴스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연합뉴스




홍보수석 교체로 조직 쇄신 신호탄을 쏘아 올린 대통령실이 실무 라인까지 대대적인 인적개편에 나섰다. 대통령실은 업무 역량을 높이기 위해서라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개편 대상이라는 입장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정치권 출신 실무진들이 타깃이 됐다는 불만도 나온다.



31일 복수의 대통령실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추석 연휴를 전후로 앞으로 15~20명 정도의 인원이 더 쇄신 대상이 될 전망이다. 대통령실 직원 420여 명 중 이미 20명이 넘는 인사가 자진 사퇴 형식으로 대통령실을 떠나거나 면직 처분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80~100명 규모의 교체설도 나오지만 대통령실의 기능 유지를 위해선 전체 인원의 10% 정도를 우선 교체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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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은 정치권 출신의 ‘어공(어쩌다 공무원)’들이 초반 물갈이 대상에 집중됐다는 점이다. 정치권 출신 비율이 높은 정무수석실, 시민사회수석실이 직격탄을 맞았다. 정무수석실은 산하 비서관 3명 중 2명(홍지만 정무1비서관, 경윤호 정무2비서관)이 자진사퇴했고, 선임행정관급 이하 인원들은 전체 약 20명 중 5명이 자진사퇴하거나 권고사직했다. 시민사회수석실은 산하 비서관 5명 중 2명만 남아있어 사실상 기능 마비 상태다. 특히 시민사회수석실 국민제안비서관실에선 행정관급 7명 중 ‘어공’ 5명이 대통령실을 떠났다.

대통령실은 쇄신에 있어 “‘어공’이든 ‘늘공(늘 공무원)’이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차이는 없다”는 입장이지만 대선,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등을 거쳐 대통령실에 들어온 정치권 출신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선임행정관급 대통령실 관계자는 “정치권 출신들이 주로 가는 정무, 홍보 분야는 중앙 부처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정책 분야와 달리 대통령실 자체 역량으로만 일해야 한다”며 “언론에 더 자주 노출되는 분야다 보니 더 거센 비판을 받은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정작 쇄신 대상이 된 수석실의 책임자들은 유임됐다는 점도 지적된다. 이진복 정무수석,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은 수석실이 사살상 새 판 짜기에 들어갔는데도 교체 대상에서 빠졌다.

검찰 출신 인사들이 인적쇄신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도 이같은 불만을 키우고 있다. 내부 감찰을 주도하는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 직원 평가 작업을 맡은 것으로 알려진 복두규 인사기획관, 윤재순 총무비서관 모두 검찰 출신이다. 즉, 이번 쇄신에 검찰 출신 참모들이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출신들을 포함한 정치권 인사들을 견제하는 작업의 성격도 있는 게 아니냐는 얘기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문제가 되는 인원들이 많다면, 애초에 해당 인원들을 예방하지 못한 인사, 감찰 라인도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김남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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