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수 국민의힘 전국위원회 의장이 31일 의장직에서 전격 사퇴했다. 2차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에 제동을 걸었던 서 의장의 퇴진으로 국민의힘은 추석 전 새 지도부를 구성할 수 있게 됐다. 당은 9월 2일 상임전국위원회를 열고 당헌 개정안을 처리한다.
서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전국위·상임전국위·전당대회 의장직에서 일괄 사퇴한다”고 밝혔다.
서 의장은 소신을 지키는 한편 당의 피해를 최소화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법원의 판단에 따르면 비대위는 존재할 수 없다”며 상임전국위 및 전국위 소집 요구에 불응해왔다. 하지만 두 차례의 의원총회 끝에 비대위 재출범이 당론으로 채택되자 ‘사퇴 카드’로 정치적 명분을 지키는 동시에 당의 불확실성을 해소했다. 서 의장은 당헌·당규 개정안에 대해 “작위적이다. 또 가처분이 인용된다면 당은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질 것”이라며 “(당 대표) 직무대행 체제가 가장 쉽고 안정적인 방법”이라고 뒤끝을 남겼다.
국민의힘은 9월 8일 발족을 목표로 2차 비대위 구성에 액셀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서 의장의 권한은 윤두현 부의장이 대신한다. 상임전국위 위원들은 이날 당 사무처에 상임전국위 소집요구서를 제출했다. 당은 9월 2일 상임전국위를 열고 당헌·당규 개정 절차에 착수할 방침이다. 5일 전국위를 열고 개정안을 자동응답시스템(ARS) 투표에 부쳐 개정을 완료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후에는 비대위원장 및 비대위원 임명 절차가 이뤄진다. 이르면 5일과 8일 각각 상임전국위와 전국위를 다시 개최해 비대위원장 임명안에 대한 의결을 진행할 계획이다. 촉박한 시간 탓에 직무가 정지된 주호영 비대위원장이 곧바로 두 번째 비대위를 이끌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비대위 안착까지는 암초가 적지 않다. 9월 14일 이준석 전 대표가 현 비대위원 8인을 상대로 제기한 가처분 심문이 열린다. 인용 시 새 비대위는 출범 일주일 만에 ‘무리수’ 여론에 직면할 수 있다. 30일 의총에서 비대위 출범을 박수로 추인한 것에 대한 불만도 끊이지 않는다. 안철수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최고위원회 체제 복귀를 거듭 주장하며 이 전 대표와 관련해 “여전히 대표직은 살아 있다” “차기 전당대회 출마도 가능하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서 의장의 사퇴 직후 윤핵관들을 겨냥해 “친박·친이의 몰락을 보고도 절대 반지가 탐이 나냐”며 “저들의 욕심이 당을 계속 구렁텅이로 몰고 있다”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