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31일 한미일 안보실장회의를 위해 하와이로 출국하며 “아무래도 경제안보 사안으로 우리가 보고 있기 때문에 미국과 양자회담 계기에 인플레이션 감축법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실장은 이날 인천공항 출국길에서 취재진을 만나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제가 8월 31일, 9월1일 하와이 호놀룰루에 간다. 윤석열 정부 들어서서 첫번째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실장은 “제가 현지에 도착하게 되면 8월 31일이 될텐데 그날 오후에 미국의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 일본의 아키바 다케오 국가안보국장과 양자 회담을 하고 그 이튿날 한미일 3자 안보실장 회의를 개최할 계획”이라며 “다 아시다시피 현재 한반도 안보상황이 굉장히 엄중하기 때문에 이번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도 상당히 시의적절하고 의미있는 토론이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북한에 비핵화 협의에 나서면 경제지원을 하는 ‘담대한 구상’도 논의할 예정이다. 김 실장은 “담대한 구상을 제안해놓은 상태에서 미국과 일본의 공조하에서 북한이 이것을 수용하게 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이 있을지에 대해서 논의를 해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로 중국의 반발이 있을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역내 문제에 대해서도 특히 동북아 또 서태평양 지역에서 최근에 여러가지 정세 변화의 조짐들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역내안보 개선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일 양자회담의 성사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김 실장은 “최근 강제징용이라든지 한일관계 개선을 위한 전반적인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그런 사안이기 때문에 한일관계의 진전 상황을 봐가면서 좀 천천히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이번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에 대해"역시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 방안이 되겠고 그 대상은 역시 북한의 점증하고 있는 핵미사일 안보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방식이 무엇인지 그것을 찾는 일종의 토의의 장이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한편 에이드리엔 왓슨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30일 성명을 통해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이 다음 달 1일 하와이에 있는 미 인도태평양사령부에서 김성한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 아키바 다케오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과 만난다고 밝혔다.
한미일 안보수장들은 3자 회담 전인 31일에는 양자 회담을 각각 진행했다. 한국의 윤석열 정부와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 정부 출범 이후 한미일 안보수장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처음이다.
이번 3자 회담에서는 핵실험 및 탄도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도발에 대한 대응 방안이 중점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전격적인 회담 성사를 두고 일각에서는 북한의 7차 핵실험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된다. 올 6월 미 워싱턴DC를 찾은 박진 외교부 장관은 “(북한이) 핵실험에 대한 준비를 마친 상태로 관측되고 있어 이제 정치적 결단만 남았다고 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북한의 비핵화 진전에 따라 경제·정치·군사 협력을 도모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담대한 구상’에 대한 한미일 간의 의견 교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담대한 구상과 관련해 “그 안에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향한 실용적이고 점진적인 진전 가능성이 있는데 이는 미국 대북 접근의 핵심”이라며 말했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방문 이후 미중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대만해협 문제가 이번 회담에서 다뤄질지도 주목된다. 일본은 이미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군과 합동훈련을 실시하고 중국 견제를 위해 방위비를 늘리는 등 미국의 전략에 적극 호응하고 있다. 왓슨 대변인은 “3자 회동 후 설리번 보좌관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수호하기 위한 우리 동맹 관계를 논의하고자 미 인도태평양사령부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