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조만간 고등·평생교육지원특별회계 설치 관련 법안을 발의하고 교육교부금 개편 추진을 본격화한다. 여당은 해당 법안을 정기국회 100대 과제로 선정하는 등 올해 안에 통과시키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다만 교육계와 더불어민주당의 반대를 넘어서야 해 치열한 논의가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태규 국회 교육위원회 국민의힘 간사는 고등·평생교육지원특별회계 설치를 골자로 한 세 개 법안을 공동 발의 서명을 마치는 대로 발의할 예정이다. 관련 법안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 국가재정법 개정안, 고등·평생교육지원특별회계법 제정안으로 구성된다.
이 법안은 정부가 7월 ‘2022년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발표한 내용과 동일하다. 정부는 교육재정교부금에서 교육세 재정을 고등·평생교육지원특별회계에 넣어 사용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교육재정교부금은 내국세와 교육세(유아교육특별회계 사용분 제외)로 구성되는데 교육세를 모두 고등·평생교육 지원에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올해 이 금액은 3조 6000억 원이며 내년은 3조 원가량이다.
정부는 고등·평생교육지원특별회계를 통해 대학의 교육·연구 역량 등 경쟁력을 강화하고 반도체 등 미래 핵심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직업 재교육 등 평생 교육 지원과 지방 대학 육성에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교육재정교부금은 초중등 교육에만 사용하도록 제한돼 있어 시도 교육청들이 남는 교부금을 쓰기 위해 불필요한 지출까지 하는 상황이라는 게 정부 여당의 문제 인식이다. 전국 시·도 교육청에서 예산이 남아돌아 각종 명목으로 쌓아둔 돈이 지난해 6조 6000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된 상태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고등교육에 대한 지원은 열악해 우리나라 1인당 고등교육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비 약 66% 수준”이라며 “고등교육 지원 비율을 OECD 평균보다 높이고 반도체 등 첨단 인재 양성과 지방 대학 지원을 집중적으로 뒷받침해 100년의 인재 양성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관련 법안을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정기국회 100대 입법 과제에도 미래 인재 양성 부문에 고등·평생교육지원특별회계 설치 법안을 명시했다.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에 고등·평생교육지원특별회계 설치를 반영한 만큼 올해 관련 법을 꼭 통과시켜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와 11개 교육 단체 등이 교육교부금 개편에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민주당도 이에 공감하고 있어 법안 처리에 진통이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추후 교육재정교부금이 부족해지면 일반회계에서 추가 지원하는 방안 등을 제시하며 정면 돌파하겠다는 심산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고등교육은 돈이 없어서 어려운데 초중등 교육은 돈이 남아서 쌓아놓고 있는 상황은 국가 재정 전략상으로 올바르지 않다”며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재정이 모자라면 일반회계에서 지원할 수 있도록 교부금법에 명시돼 있으니 일단 고등교육으로 돌리자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