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수요 둔화…반도체 수출 26개월 만에 적자로

◆무역적자 95억弗 '66년來 최악'

對中무역은 4개월 연속 마이너스

8개월만에 '年 최대 적자' 넘어서






‘높은 에너지 가격, 글로벌 경기 둔화 및 중국 성장세 회복 지연, 반도체 가격 하락.’

산업통상자원부는 올 8월 무역적자 규모가 월간 기준 역대 최대치인 94억 7000만 달러를 기록한 것과 관련해 이들 3가지를 주원인으로 지목했다. 특히 뼈아픈 것은 반도체와 중국 수출의 부진이다.

실제 DDR4 8Gb 기준 지난달 D램 가격은 지난해 4분기(3.71달러) 대비 24%가량 하락한 2.85달러를 기록하는 등 반도체 가격 하락 추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중국은 올 2분기 0.4%의 성장률을 기록한 데 이어 연간 성장률이 2%대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이들 원인 모두 ‘외생변수’다. 올해 1996년 기록한 역대 최고 무역적자(206억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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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나온 8월 수출입동향을 보면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6.6% 성장해 3개월 연속 한 자릿수 성장에 그쳤다.

특히 전달인 7월 9.2%에 비해 크게 빠졌다. 8월 조업 일수가 전년 동기 대비 하루 많았음에도 결과가 나빴다. 실제 석유제품(113.6%), 자동차(35.9%) 등 전체 15개 품목 중 수출이 증가한 것은 6개에 불과했다.

무엇보다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었던 반도체가 26개월 만에 역성장한 게 눈에 띈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 증감률은 -7.8%로 2020년 4월(-14.9%) 이후 가장 감소 폭이 컸다. 갑갑한 것은 이제 반도체 시황 악화가 시작이라는 점이다. JP모건 등은 글로벌 경기 부진에 따른 수요 감소와 재고 증가로 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 수출의 25%를 담당하는 중국 경제의 둔화도 악재다. 이미 글로벌 투자은행(IB) 노무라는 중국의 올해 성장률로 2%대를 전망 중일 만큼 상황이 좋지 않다. 8월 중국과의 교역에서 적자 폭은 3억 8000만 달러로 5~7월보다는 줄었지만 넉 달 연속 무역적자를 피하는 데 실패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무역적자를 되돌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올해 8월까지 무역적자 누적 규모는 247억 달러에 이른다. 연간 기준 무역적자 최대를 기록했던 1996년 206억 달러를 불과 8개월 만에 넘어선 것이다.

전 세계적인 긴축으로 글로벌 경기 침체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고 에너지 가격 고공 행진을 초래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해결 기미도 전혀 없어 악재 투성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금리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 원자재 고공 행진에 따른 가격 경쟁력 하락, 소비자들의 구매력 축소에 따른 재고 가중 등이 겹쳐 있다. 최인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수출 반등을 위해 쓸 카드가 없다”며 “에너지 가격이 다소 안정적인 게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세종=양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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