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물가 상승세 둔화, 서민가계 체감으로 이어져야


물가 오름세가 한풀 꺾이는 모양새다.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7%로 7개월 만에 처음으로 전월(6.3%)보다 상승 폭이 둔화됐다. 물가가 5%대를 기록한 것은 3개월 만이다. 국제 유가 하락으로 석유류 가격이 19.7% 뛰며 전월(35.1%)에 비해 상승 폭이 크게 떨어진 영향이 컸다. 공업 제품의 상승 폭도 7.0%에 그쳤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제시한 9~10월 ‘물가 정점론’에 힘이 실린다는 관측이 나온다. 통계청도 “국제 유가나 국제 곡물가 하락 흐름이 반전되지 않는다면 물가 정점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문제는 추석 물가다. 올 추석은 예년보다 일러(9월 10일) 성수품 공급이 여의치 않다. 여기에 태풍 ‘힌남노’와 폭우·폭염,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겹쳤다. 8월에도 채소류는 전년 동월 대비 27.9% 치솟고 신선식품지수도 14.9% 올랐다. 정부는 23만 톤의 성수품 공급과 650억 원 규모의 농축수산물 할인 쿠폰 지급을 통해 20대 성수품 가격을 1년 전 수준으로 관리한다는 추석 물가 안정 대책을 내놓았다. 수해 재난지원금을 조기 지급하고 추석 기간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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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 물가는 여전히 살인적이다. 배추는 1년 전에 비해 104.6%, 한 달 전에 비해서도 69.1% 올랐다. 무 역시 1년 전 대비 73.8%, 시금치는 34.1% 뛰었다. 정부는 서민 가계가 물가 상승세 둔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현장 수요에 맞는 맞춤형 물가 대책을 마련하고 필요하다면 정부 비축분의 추가 방출 확대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환율 방어도 물가 안정을 위한 시급한 과제다. 2일 원·달러 환율은 1362원 60전으로 치솟아 13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국제 유가가 하락 추세이지만 환율 상승으로 물가 안정 효과마저 반감되고 있다. 강달러가 글로벌 추세라고 해도 최근 원화는 유로화·위안화 등 주요 통화에 비해 두드러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무역수지 개선으로 환율을 안정시키는 한편 규제 개혁, 감세 등을 통해 기초 체력과 성장 잠재력을 키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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