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좋은 자리 빼앗긴 한국관…긴장감 커진 한중 관계 대변하나?

[르포] 중국 3대 무역 전시회, CIFTIS 가보니

일본과 메인 차지했다가 올해 한국만 밀려나

미중 갈등에도 아마존·테슬라 등 美 기업 북적

베이징 국가회의중심에서 열리고 있는 ‘2022년 중국국제서비스무역교역회(CIFTIS)’ 한국관에 2일 한국 제품들이 전시돼 있다.베이징 국가회의중심에서 열리고 있는 ‘2022년 중국국제서비스무역교역회(CIFTIS)’ 한국관에 2일 한국 제품들이 전시돼 있다.




지난 2일 베이징 올림픽공원 내 국가회의중심 1관 전시장에 들어서자 입구 정면에 자리 잡은 일본관이 관람객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다기와 화장품, 일본주 등 다양한 제품을 둘러보는 관람객과 바이어들로 발 디딜 틈 없는 일본관을 지나 전시관 안쪽으로 진입하자 한국관이 모습을 드러냈다. K콘텐츠, K푸드, K뷰티, K라이프스타일 등을 주제로 마련된 한국관은 다소 한산해 보였다. 가상현실(VR) 체험이나 한복 체험 등의 부스에는 긴 줄이 늘어섰지만, 화장품, 웹툰, 캐릭터 등의 부스는 둘러보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대형 화면 속 한국 소개 영상도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했다. 한국관 관계자는 “작년에는 입구 정면에 일본관과 나란히 있었는데 올해는 한국관만 뒤로 밀렸다”며 “달라진 양국 관계가 부스 위치에도 영향을 미친 게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1일부터 5일까지 일반 관람객을 맞고 있는 ‘2022년 중국국제서비스무역교역회(CIFTIS)’는 광저우 중국수출입교역회, 상하이 국제수입박람회와 함께 중국의 3대 국제 무역 전시회로 꼽힌다. 베이징서비스무역박람회로 시작했으나 5년 전 규모를 키워 수도 베이징을 대표하는 국제 행사로 발돋움했다. 특히 시진핑 국가 주석의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코로나19 여파로 크고 작은 행사들이 대거 취소된 작년과 올해 모두 정상 개최됐고 두 해 모두 시 주석이 영상 축하 메시지를 전해 눈길을 끌었다.



전시장 내 부스 위치나 규모는 해당 국가나 기업의 영향력을 대변한다. 한국관은 작년만 해도 국가관 중 최대 규모로 입구 정면을 차지했다. 개별 국가 부스 중 규모가 가장 크기는 올해도 마찬가지지만 위치가 안쪽으로 밀렸다. 위치 탓인지 방문객의 관심도도 떨어졌다. 중국 내 영향력이 위축된 화장품 부스는 썰렁했고, 올해 야심차게 마련한 반려동물 코너에서는 이따금 지나가는 사람이 제품을 만져보는 정도였다.

관련기사



전시장 입구 쪽은 중국 특별행정구역인 홍콩, 마카오의 부스와 중국철도공사, 중국전력투자공사, 중국은행 등 국영기업이 차지했다. 기업들도 전시관을 마련했는데 한국 기업 중엔 LG가 유일했다.

반면 중국과 갈등 관계를 이어가는 미국 기업들은 대거 자리를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아마존, 테슬라, 퀄컴, 인텔, GE헬스케어 등이 독립된 전시관에서 자신들의 서비스와 제품을 선보였다. 아마존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비롯해 최근 유행하는 홈트레이닝용 스마트미러를 선보여 관람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 공을 들이고 있는 테슬라도 다양한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선보였다. 살얼음판을 걷듯 악화하는 미중 관계나 최근 위축된 중국 경제 상황에도 미국 기업들이 중국에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베이징 국가회의중심에서 열리고 있는 ‘2022년 중국국제서비스무역교역회(CIFTIS)’ 아마존 전시관에서 2일 한 관람객이 스마트미러를 보며 운동을 따라하고 있다.베이징 국가회의중심에서 열리고 있는 ‘2022년 중국국제서비스무역교역회(CIFTIS)’ 아마존 전시관에서 2일 한 관람객이 스마트미러를 보며 운동을 따라하고 있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