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정의당 비례의원 5명, 기사회생…당원총투표서 '사퇴권고' 부결

반대 59.25%…안정론에 손 들어줘

부담 덜어낸 비례…“당 재건할 것”

이은주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1차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이은주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1차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정의당 비례대표 국회의원들이 당원들로부터 재신임을 받았다.

정의당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4일 ‘비례대표 국회의원 5명(류호정·장혜영·강은미·배진교·이은주)의 사퇴 권고안’ 당원 총투표 결과 찬성 40.75%, 반대 59.25%로 부결됐다고 밝혔다. 투표율은 42.10%로 당원 총투표 성립 기준을 넘겼다.



정의당은 지난달 31일부터 닷새간 총 1만 7957명의 당원을 상대로 비례대표 국회의원 사퇴 권고 당원 총투표를 실시했다. 3일까지는 온라인투표를 진행했고 이날은 3회의 ARS 투표를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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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정당사에서 국회의원 사퇴 권고를 위한 목적으로는 최초로 진행된 이번 당원 총투표는 정호진 전 수석대변인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대선에서 2%대 득표율에 그친 데 이어 지방선거에서는 원외 정당인 진보당보다 못한 성적을 거둔 상황에서 위기에 빠진 정의당을 구하려면 과감한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정 전 대변인은 당원 총투표를 발의하며 “대선과 지방선거 참패를 겪은 당의 혁신을 위해 현 비례대표 의원들이 총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전 대변인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정의당원들은 안정론에 손을 들어줬다. 소속 국회의원 6명 중 심상정 의원(경기 고양갑)을 제외한 5명을 한 번에 교체할 경우 오히려 당이 더 큰 격랑에 빠질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당원 총투표 이후를 담보할 수 없는 상황에서 무리한 총투표로 당의 혼란만 부추기고 있다는 반대파의 주장도 통했다. 비례대표 의원 5인도 당원들에게 올리는 글을 통해 “다시 초심으로 헌신하겠다. 당 재건에 무한 책임을 지겠다”며 ‘반대’ 투표를 해줄 것을 호소했다.

당원 총투표가 부결로 끝나면서 정의당 비례대표 의원들은 우선 한숨을 돌렸다. 이번 투표가 권고안이었던 만큼 사퇴를 강제할 수 있는 방안은 없지만 당원 총투표가 최고의사결정기구에 맞먹는 성격을 지키고 있는 만큼 의원들에게 상당한 압박감을 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비례대표 의원들은 당원들로부터 공식적으로 재신임을 받은 만큼 향후 당직 선거에서의 영향력을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 지도부에서 진행할 재창당 작업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당권 도전의 뜻을 밝힌 조성주 정치발전소 상임이사는 “당원들과 지지자들, 그리고 진보 정치의 가능성을 믿고 있는 시민들과 소통하는 자세로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정의당 비상대책위원회의와 의원단은 5일 합동 기자회견 등을 통해 당원 총투표 관련 입장을 전할 예정이다.


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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