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인터뷰]"학교 밖 청소년 모두가 문제아라는 건 편견"

'10대 교육 전문가' 김정삼 유스바람개비 대표

사고쳐서 퇴학당한 경우는 단 10%

대부분 진학 등 이유로 학교 나와

관리·보호의 사각지대로 내몰려

공공·민간이 청소년 문제 공유해

배움·주거·일자리 등 자립 도와야

김정삼 유스바람개비 대표김정삼 유스바람개비 대표




“학교 밖 청소년의 대부분은 학교에서 의미를 찾지 못하거나 관계를 제대로 맺지 못해 사회로 내쳐진 아이들입니다. 학교에서 사고를 쳐서 쫓겨난 경우는 10명 중 1명 정도에 불과하죠. 학교 밖 청소년들을 비행소년들로 보는 것은 잘못된 편견에 불과합니다.”



청소년의 삶을 바꾸기 위한 진로 교육에 나서고 있는 김정삼(53·사진) 유스바람개비 대표는 경기도 성남시 신흥동 사무실에서 서울경제와 만나 “학교 밖 청소년들을 보는 사회적 시각이 바뀌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사범대 출신인 김 대표는 1급 청소년지도사 자격증을 보유한 청소년 전문가다. 유스바람개비는 2011년 설립된 사회적기업으로 청소년들이 생활과 학교·지역사회를 변화하는 혁신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회적 기업가정신을 배우는 ‘소셜진로교육센터’와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한 ‘바람개비스쿨’을 운영하고 있다. 한때 밥차도 했지만 코로나19 이후 중단됐다.

김정삼 유스바람개비 대표김정삼 유스바람개비 대표



학교 밖 청소년은 매년 5만 명씩 쏟아져 나온다. 누적으로는 20만~3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김 대표는 이들이 존재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 두 가지를 내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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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는 효율성. 진학을 하기 위해 기존 학교보다는 대안학교를 찾거나 아예 검정고시를 선택하는 경우다. 이들은 대부분 부모들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다. 공공이나 민간의 영역에서 별다른 지원이 이뤄지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두 번째 부류는 학교 내 관계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공교육이 담지 못하는 분야를 원하는 아이들이다. 김 대표는 “이들은 대부분 가정환경에 문제가 있거나 음악·운동처럼 학교에서 관심을 가지지 않는 분야에 눈길을 두고 있다”며 “이런 아이들은 학교 밖으로 반강제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학교 밖 청소년들이 문제아가 아니라 학교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존재라고 일컫는 이유다.

학교 밖 청소년의 가장 큰 문제는 배움과 일자리, 주거 문제를 모두 혼자 해결해야 한다는 점이다. 학교에서 나오는 순간 아이들은 관리와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다.

물론 시스템은 있다. 학교 밖 청소년이 되는 순간 관련 연락처와 인적 사항은 꿈드림센터와 같은 공공 영역의 청소년 지원 기관으로 넘겨지기는 한다. 문제는 학교에서 나오는 시점과 실제 이들이 학교 밖 청소년으로 결정되기까지 공백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김 대표는 “청소년들이 학교에서 나오기 전까지 학교에서 제대로 관리해야 하는데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며 “학교 밖 청소년 문제에서 발굴이 가장 중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학교를 나온 청소년들에게 가장 시급한 문제 중 하나는 ‘자립’이다. 학교 시스템에서 이탈하는 순간 아이들은 학생에서 일반 시민으로 성격이 바뀐다. 학교의 보호와 복지 시스템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먹고살기 위해 또는 또래들과 어울리기 위해서는 일을 해야 한다. 학교 밖 청소년 거의 대부분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이유다. 주목할 점은 이런 일자리들이 대부분 불안정하다는 것이다. 그는 “이들의 경우 능력과 경력 모든 측면에서 부족하기 때문에 질 좋고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기 힘들다”며 “장시간 아르바이트를 하다 보면 자기 진로를 세울 여유조차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학교 밖 청소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야를 넓혀야 한다고 역설한다. 청소년을 ‘학생’으로만 한정할 것이 아니라 한 명의 ‘시민’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학교교육의 목적이 건강한 시민을 키우기 위한 것이라면 학교 밖 청소년을 대하는 자세도 같아야 한다”며 “학생 위주로 운영되고 있는 청소년 수련관을 학교 밖 청소년까지 포괄하는 형태로 바꾸고 공공과 민간이 청소년 문제를 공유하고 협력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영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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