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ENFP와 어울리는 스벅 음료는?…중국도 MBTI 열풍[김광수의 中心잡기]

별자리만 집착하던 중국에서도 관심 커져

맥도날드, 맥모닝 취향으로 MBTI 분석해

스타벅스·피자헛 등 식음료 마케팅 활발

출판·향수·게임업계에도 MBTI 접목해





중국에선 예전만 해도 젊은 사람들끼리 서로 인사하고 알아가는 과정에 별자리를 물어보는 게 흔했습니다. 대신 우리나라처럼 혈액형에는 관심이 덜했죠. 요즘 우리나라에서는 몇 년 전부터 혈액형이 아닌 서로의 MBTI를 묻는 게 유행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기업들도 젊은 세대를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에선 MBTI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데요. 별자리에만 집착하던 중국도 MBTI에는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일부 기업 역시 이런 트렌드를 파악해 다양한 마케팅을 벌이고 있습니다.

MBTI, 한국만 유행하는 게 아니다




마이어스 브릭스 유형 지표(Myers-Briggs Type Indicator)의 약자입니다. 마이어스와 브릭스가 융의 심리 유형론을 근거로 한 일종의 심리검사로, 인간의 성격을 외향(E)과 내향(I), 감각(S)과 직관(N), 사고(T)와 감정(F), 판단(J)과 인식(P)으로 나눠 16가지로 구분합니다.

MBTI만으로 개인의 성향을 단정하는 것은 부정확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 MZ세대에게는 일종의 게임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MBTI라는 잣대만으로 사람을 규정하려 하는 경향이 심해지다 보니 CNN 등 외신은 한국 청년들의 MBTI 과몰입 현상의 문제점을 지적할 정도입니다.

한국만큼은 아니지만 중국에서도 MBTI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지우링허우, 링링허우로 불리는 2030세대를 중심으로 자신들의 MBTI를 파악하는 게 빠르게 유행하고 있죠. 중국 최대 검색포털인 바이두에 MBTI를 검색하면 무료부터 유료까지 다양한 테스트 사이트가 나옵니다. 웨이보를 비롯한 SNS에서도 ‘MBTI를 통한 연애 유형’, ‘MBTI 유형 중 프리랜서로 적합한 성향’ 등 다양한 글이 올라와 있습니다. 그만큼 MBTI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거죠.

맥도날드·스벅 등 마케팅에 접목


중국 내 MZ세대를 중심으로 MBTI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기업들도 빠르게 마케팅 분야에 MBTI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맥도날드는 맥모닝 세트 버전 MBTI 검사를 통해 고객들의 관심을 유도했습니다. 식사를 기다릴 때 주방쪽을 계속 살펴보면 E, 묵묵히 자신의 번호를 기다리면 I라고 합니다. 주문할 때 자주 먹던 것을 주문하면 S, 신제품에 도전하면 N 성향이라고 하네요. 친구가 업그레이드 된 모닝랩 세트를 주문하라고 했을 때 업그레이드 정보를 먼저 확인하면 T, 별 다른 의견 없이 친구 말대로 주문부터 하면 F입니다. 아침을 먹으면서 하루 스케줄을 생각하는 사람은 J, 일단 먹고 나서 그날 일을 생각하면 P 타입이라고 합니다. 맥도날드는 SNS에 이런 글을 올리고 맥모닝 세트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을 높일 수 있었다고 합니다.

스타벅스도 최근 MBTI에 따라 어울리는 음료를 추천하기도 했습니다. 스타벅스 마니아들은 자신의 친구들에게 이를 공유하며 스스로에게 어울리는 음료를 주문해 마시고 인증하는 것을 일종의 놀이처럼 생각했습니다.

‘I_F_’ 성향은 콜드폼이 올라간 티바나 음료가 잘 어울린다고 하네요. ‘I_T_’ 성향은 화제를 해석하는 편이라며 콜드브루가 어울린다고 합니다. ‘E_T_’ 성향은 아이스 쉐큰 에스프레소를 추천했고, 사교성이 좋은 ‘E_F_’ 인격에게는 프라푸치노 음료가 제격이라고 합니다. 아직까지 한국 스타벅스에서 MBTI를 활용한 마케팅을 보지 못해 더 신선하게 느껴집니다.

피자헛도 MBTI에 어울리는 음식들을 소개하고, 자신들의 피자 메뉴를 각각의 유형에 맞게 접목해 중국판 인스타그램인 샤오홍슈로 홍보했습니다.



ISTP는 커리치킨 피자, ESTP는 핫팝콘 피자, ISTJ는 시금치닭고기 피자, ESTJ는 마라해산물 피자 등이 어울릴 거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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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 외에 다양한 양식 메뉴도 MBTI와 연결해 소개했습니다. ENTP는 마라샤오롱샤, INTJ는 시저샐러드, INTP는 프렌치프라이, ENFP는 티라미수 케이크, INFJ는 농어구이, INFP는 치킨 너겟, ESTJ는 마라샤오롱샤 파스타, ISTJ는 치킨머쉬룸 스프, ESFP는 양꼬치, ESTP는 스테이크 피자, ISFP는 프렌치와인소스 스테이크와 매치했습니다.

출판·향수·게임업계도 MBTI 접목


식음료 업계 외에도 MBTI는 다양한 분야에서 마케팅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출판업계에서도 성격에 맞는 책을 제안하는데요. 그중 이상주의자로 구분한 ‘NF’ 캐릭터를 대상으로 성향별 맞춤 도서가 눈길을 끄네요. INFJ 성향은 조용하고 신비로운 영감과 지칠 줄 모르는 이상주의라라며, 카뮈의 '아웃사이더'를 추천 도서로 꼽았습니다. INFP는 시적이고 친절한 이타주의자로 소개하며, 포르투갈 시인인 페르난도 페소아의 시집을 추천했습니다. ENFP의 경우 사교를 좋아하는 열정적이고 창의적인 자유인으로 표현했네요. 추천할 책은 왕 샤오보라는 중국 작가의 '황금시대'입니다. ENFJ는 오스트리아의 소설가인 슈테판 츠바이크의 작품 '인류의 별의 순간'이 잘 어울린다고 봤네요.

MBTI마다 어울리는 향수를 추천한 전문가도 있습니다.

ISTJ는 돌처럼 단단한 마음을 갖고 있다며 '에르메스의 어스'를. ISFJ는 누구에게나 다정하지만 존재감이 부족하다며 '캘빈클라인의 원'을, 공감 능력이 뛰어난 INFJ에게는 '딥디크의 탐다오'를, INTJ는 완전히 무지한 이성애자라며 '라리크의 앙크르 누와'를, ISTP는 이해할 수 없는 매력이 있다며 '디올의 실버 섀도우 클리어 우드'를, 호기심 많은 예술가 타입으로 알려진 ISFP에게는 '조 말론의 우드 세이지 앤 시 솔트'를, INFP를 향해서는 영광스럽고 고귀한 엘리트 기질의 이상주의자로 표현하며 '톰포드의 토바코 오드'를, 논리술사로 불리는 INTP에게는 '에르메스의 젠티안 블랑쉬'를 각각 추천했습니다.

게임에는 어떻게 적용될 수 있을까요? ISFJ에는 스파이로, ESFJ에는 심즈, ESTJ에는 리그오브레전드, ENFJ에는 왕좌의 게임, ENTJ에는 커맨드 앤 컨커, ISFP에는 마인크래프트, INTP에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등이 어울릴 거라고 하네요.

직업 선택에 있어서도 MBTI가 반영된다며 성향별로 맞는 직업을 추천하기도 합니다. ENTP의 경우 외향적이고 직관적으로 사고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기업가, 투자은행 담당자, 광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카피 라이터, 배우 등이 잘 어울릴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ESTP 성향은 외향적이지만 감각적인 사고를 하는 특성을 반영해 주식 중개인, 프로 운동선수나 코치, 부동산 개발업자, 관광 가이드 등을 추천했습니다.

전적으로 의존할 필요는 없지만 재미로 알아보고, 주변 사람들과 소통한다면 자신의 MBTI 정도 아는 것은 나쁘지 않을 겁니다. 중국인과 만나신다면 이제는 별자리 뿐만 아니라 MBTI를 통해 대화를 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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