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세번째 복지장관 후보는 '예산통 1차관'…尹, 연금개혁 힘 실어

[66일 장고 끝에 조규홍 내정]

임명땐 15년만에 기재부 출신 수장

2006년 연금개혁 과제 수립 역할

金비서실장 "국정과제 실현 적임자"

교육부 장관 인선은 "조금 더 검증"

윤석열 대통령은 7일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조규홍 복지부 1차관을 내정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사진 제공=대통령실윤석열 대통령은 7일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조규홍 복지부 1차관을 내정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사진 제공=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장고(長考) 끝에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예산 전문가인 조규홍 복지부 1차관을 내정했다. 정통 경제 관료 출신인 조 차관은 기획재정부에서 재정관리관을 지낸 ‘예산통’이다. 앞서 의료와 식품·의약 전문가를 내정한 윤 대통령이 이번에 경제 관료 출신을 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하면서 방만한 복지 예산과 연금 개혁에 대한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대기 비서실장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조 복지부 1차관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 실장은 인선 배경으로 “조 후보자는 예산과 재정 분야에 정통한 경제 관료 출신”이라며 “현재 1차관이고 윤석열 정부의 보건·복지 분야 국정과제의 실현을 이끌어줄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복지부 장관은 5월 23일 정호영 전 경북대병원장, 7월 4일 김승희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사퇴한 뒤 66일째 후보자가 지명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66일간 검증을 거듭한 끝에 예산 전문가인 조 차관을 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올렸다.

정치권은 윤 대통령이 고심 끝에 기재부 출신 관료인 조 후보자를 내정한 점을 주목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앞서 지명한 정 후보자와 김 후보자는 각각 의사, 약학대학 교수 출신이다. 이명박 정부 이후 복지부 장관은 대부분 복지와 의료, 경제학자 출신 연금 전문가들이 복지부의 수장을 맡았다. 복지부 장관에 기용된 예산 전문가는 노무현 정부 때인 2007년 변재진 전 장관이 마지막이었다. 만약 조 후보자가 장관에 오르면 15년 만에 다시 예산 전문가 출신 복지부 장관이 된다.

눈여겨볼 대목은 조 후보자가 변 전 장관이 복지부 차관이던 2006년 노무현 정부가 발표한 복지와 연금 개혁 장기 과제인 ‘비전 2030’을 만드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한 점이다.



예산 전문가로서 오랜 기간 우리나라 복지와 연금 분야 개혁 과제를 다뤄온 조 후보자가 윤석열 정부의 개혁에 적임자라고 판단한 셈이다. 관료 출신으로 국회의 인사청문회에 대한 부담이 덜한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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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후보자는 윤 대통령의 의중에 따라 복지 예산 구조 조정과 연금 개혁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복지부가 출범한 1994년 우리나라의 보건·복지 예산은 3조 3700억 원이었다. 하지만 내년 예산안 기준 관련 예산은 226조 원에 달한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복지는 가짓수만 많고 실제로 필요한 계층에는 전달이 안 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생활고로 극단적 선택을 한 ‘수원 세 모녀 사건’만 봐도 비효율적인 복지 체계를 알 수 있다. 여기에 국민연금은 2055년 고갈돼 2088년이면 누적 적자가 1경 700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복지와 연금 개혁 없이는 대한민국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 조 후보자가 장관에 오르면 상생의 연금 개혁과 사회보장제도 통합 관리 등 윤석열 정부의 핵심 복지 개혁에 팔을 걷어붙일 수밖에 없다.

다만 169석의 거대 야당이 버티고 있는 인사청문회는 여전히 부담이다. 기재부 출신 인사를 과도하게 기용한다는 점도 도마 위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김 비서실장에 이어 복지부 장관까지 기재부 출신 경제 관료가 내정됐다. 효율성을 위해 복지 예산 구조 조정이 시작되면 큰 반발이 일어날 수도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청문회 때문에) 많은 분들이 고사해 (후보자 내정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기재부 출신 기용에 대한) 비판이 있을 수 있지만 일단 조직이 굴러가야 하니 잘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한편 공석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인선은 인물난에 더 미뤄졌다. 김 실장은 “조금 더 검증을 하고 있다. 조속한 시일 내에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1967년 서울 △서울대 경제학과 △행정고시(32회) △미국 콜로라도대 경제학 박사 △기획재정부 예산총괄과장 △기재부 예산실 재정관리관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이사 △복지부 1차관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7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신임 보건복지부 장관에 조규홍 제1차관을 내정했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7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신임 보건복지부 장관에 조규홍 제1차관을 내정했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구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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