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제2금융

금리 뛰자…서민금융에 반년새 25조 몰렸다

신협 수신잔액 연초보다 8조 늘어

새마을금고도 16조 가까이 증가

잇단 고금리 특판 출시로 수요 껑충

하반기 강화된 예대율 규제도 영향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금융권의 수신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며 최근 6개월 새 신협·새마을금고 등 서민금융기관에 25조 원 가까이 시중 자금이 몰렸다. 이들 서민금융기관은 제1금융권인 은행보다 공격적으로 높은 이자를 제공하며 시중 자금을 끌어들이고 있다.



8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신용협동조합 수신 잔액은 121조 6528억 원으로 6개월 전인 1월 말(113조 1621억 원)보다 8조 4907억 원 늘었다. 같은 기간 새마을금고 잔액도 218조 6859억 원에서 234조 5781억 원으로 15조 8922억 원 증가했다. 최근 6개월간 대표적 서민금융기관인 신용협동조합과 새마을금고로 24조 3829억 원의 시중 자금이 흘러들어간 셈이다.

신협·새마을금고 등에 돈이 몰린 것은 안정성을 보장하면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수익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중금리 대출 등으로 순이자마진(NIM)이 높아지며 고금리 특별 판매 상품을 늘린 점도 시중 자금을 흡수할 수 있었던 요인이다. 지난해 6월 연 1.72%였던 신협과 새마을금고의 1년 만기 정기예금(가중평균·신규취급액 기준) 금리는 올 1월 2% 중반대(신협 2.26%, 새마을금고 2.32%)로 훌쩍 뛰었고 6월에는 2% 후반대(신협 2.81%, 새마을금고 2.85%)를 기록했다. 7월 신협과 새마을금고의 금리는 각각 3.17%, 3.22%로 연 3% 중반에 임박한다. 저금리 시대에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었던 특판 상품도 잇따라 출시됐다. 1월 신협중앙회는 연 8% 금리를 적용한 특판을 출시하며 눈길을 끌었다. 신한카드와 손잡고 선보인 ‘4차 플러스 정기적금’은 1년 만기로 월 최대 30만 원까지 납부 가능한 상품이었다. 각 신협 법인들도 별도 특판 상품을 출시했다. 6월 일산신협이 총 150억 원 한도로 6월 16일 판매한 연 6% 금리 적용 적금 특판은 영업점 오픈 15분 만에 완판됐다. 한도를 50억 원 추가로 늘렸지만 한도가 모두 소진됐다. 이어 7월 반월신협이 내놓은 연 3.7% 금리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특판은 판매 당일 온라인 가입 한도가 마감됐다. 최근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새마을금고와 경기 안양시 동안새마을금고 비산지점이 각각 연 6%, 연 7% 금리를 적용해 판매한 정기적금 특판도 큰 인기를 끌었다.

신협과 새마을금고가 높은 이자로 시중 자금을 빨아들이는 또 다른 이유는 하반기부터 강화된 예대율(예금 잔액 대비 대출 잔액 비율) 규제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금융 당국은 7월부터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시행했던 예대율 규제 유예를 해제했다. 이에 따라 신협과 새마을금고는 예대율을 80%로 낮춰야 한다.상반기 신협의 예대율은 84.2%, 새마을금고는 81.2%로 역대 최고치다. 예대율 규제를 준수하지 못할 경우 금융위원회는 신용협동조합법 제84조 제1항에 따라 조합 또는 중앙회의 임직원 등에 대해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임원에 대해서는 개선, 직무의 정지 또는 견책, 직원에 대해서는 징계 면직, 정직, 감봉 또는 견책 등의 처벌이 내려질 수 있다. 대출을 줄이든가 수신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시중은행도 수신금리를 가파르게 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신협·새마을금고 등 서민금융의 수신이 계속 늘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의 가중평균 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연 3.33%로 신협(3.17%)과 새마을금고(3.22%)보다 높기 떄문이다. 이에 따라 예대율 규제를 맞춰야 하는 신협과 새마을금고 등은 추가로 특판 상품을 출시하든가 대출을 축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 1월 신협과 새마을금고의 만기 1년짜리 정기예금(가중평균·신규취급액 기준) 금리는 각각 2.26%, 2.32%였지만 6월에는 2.81%, 2.85%를 기록해 연 3%에 임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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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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