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총 쏘는 법만 배우고…6·25 전사자 유해 12년만에 확인

남동생 “군 가고 소식 없어…국방부에 감사”

정준언 일병 유해 최초 식별 당시 모습. 연합뉴스정준언 일병 유해 최초 식별 당시 모습. 연합뉴스




6·25전쟁에서 산화한 병사의 신원이 유해 발굴 10년 만에 밝혀졌다.



8일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하 국유단)에 따르면 2012년 10월 강원도 춘천시 부귀리에서 발굴된 6·25전쟁 전사자 유해의 신원은 고(故) 정준언 일병으로 확인됐다.

1930년 7월 18일 경남 거제 장목면에서 3남 3녀 중 둘째로 태어난 고인은 일찍이 작고한 부친을 대신해 농사를 지으며 홀어머니와 동생들을 부양하는 가장이었다.

고인은 1950년 9월 20일 낙동강 방어전이 한창일 때 입대해 가덕도에서 총 쏘는 방법만 훈련받고 9사단 소속으로 일선에 배치됐다.

고인의 유해는 2012년 발굴 중 지하 0.2m 깊이에서 팔뼈가 처음 식별됐고 이어 한 구역에서 두 명 이상의 유해가 동시에 존재하는 '일괄유해' 형태로 발굴됐다.

이후 정밀 감식을 통해 고인의 왼쪽 위팔뼈와 오른쪽 정강이뼈가 확인됐다. 하지만 고인이 숨진 시기에 대해서는 파악되지 않는다고 국유단은 전했다.



고인의 남동생은 2011년 6월 유가족 유전자 시료 채취에 참여한 상태였지만, 발굴 당시는 분석 기술의 한계로 유해의 가족관계를 확인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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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이 지난 후 유해와 유가족의 유전자 분석이 더욱 정밀하게 진행되면서 정 일병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의 남동생은 "제가 학교에서 반장이 되자 마을 사람들에게 밤낮으로 자랑하던 형님이었는데, 군에 가고 소식이 없다가 찾았다고 하니 불쌍한 형님 생각에 눈물이 나고 형님을 찾아준 국방부에 정말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고 정준언 일병의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신원확인 통보 행사)는 오는 21일 고인 고향인 경남 거제에서 거행된다.

국유단은 “6·25전쟁에 참전했으나 생사를 확인하지 못한 친인척이 있으면 국유단 대표번호로 연락하거나 보건소, 보훈병원, 군 병원 등에서 하는 유전자 시료 채취에 참여해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시료 채취를 희망하지만 거동이 불편하거나 생계 때문에 방문이 어렵다면 국유단이 직접 찾아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6·25전쟁 국군 전사자 및 경찰, 학도병, 유엔군 등의 유해 소재를 제보하면 최대 70만원, 유해의 신원이 확인되면 최대 1000만원의 포상금이 지급된다.

‘6·25전사자 유해발굴 사업’은 지난 2000년 4월 ‘6·25전쟁 50주년 기념사업’으로 처음 시작됐으며 지금까지 총 196명의 6·25 전사자 유해의 신원이 확인됐다.

강사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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