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45년만에 문닫은 성수동 삼표 레미콘공장…서울 레미콘 수급 영향은?

철거 작업이 완료된 서울 성동구 성수동 삼표레미콘 공장부지 모습 / 사진제공=성동구철거 작업이 완료된 서울 성동구 성수동 삼표레미콘 공장부지 모습 / 사진제공=성동구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삼표산업 레미콘공장이 공장 가동 45년 만에 완전히 문을 닫았다. 서울에 있는 레미콘 공장 중 유일하게 도심에 위치한 삼표산업 성수공장은 그동안 서울 레미콘 수요의 30%를 맡아왔다. 서울 레미콘 공급의 한 축을 담당해온 삼표산업 성수공장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면서 도심 내 레미콘 수급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9일 성동구청에 따르면 지난 6일 삼표산업 성수공장은 구청에 폐업신고서를 제출하며 서류상으로 완전히 폐업했다. 1977년 가동을 시작한 삼표산업 성수공장은 주요 건설현장에 레미콘을 납품하며 산업화 시대 큰 역할을 수행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인근에 대규모 주거단지와 서울숲 등이 조성되며 공장에서 발생하는 소음·분진과 교통체증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고, 주민들의 지속적인 요구 끝에 서울시와 성동구, 삼표산업과 부지 소유주인 현대제철은 4자 협의를 맺고 공장 철거에 합의했다. 올해 3월 들어 삼표산업 성수공장의 본격적인 철거 절차가 시작됐고, 지난달 16일 대형 야적장을 마지막으로 주요 제조시설이 모두 해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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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표산업 성수공장이 철거되고 남은 ‘금싸라기 땅'의 개발 방향을 두고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건설업계에서는 서울시내 공사현장의 레미콘 수급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그도 그럴 것이 삼표산업 성수공장은 서울 레미콘 수요의 30%를 담당해왔다. 성수공장의 생산능력은 시간당 1080㎥다. 서울 내 다른 레미콘 공장들의 생산량이 시간당 400~700㎥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생산량이 월등하다.

서울 내 유일한 도심권 공장이 사라졌다는 점도 건설업계 입장에서는 큰 타격이다. 삼표산업 성수공장 이외의 서울 내 레미콘 공장은 강남 세곡과 송파 장지·풍납 등 비교적 외곽에 위치했다. 레미콘은 공장에서 출하된 후 90일 이내에 타설이 돼야 하는데, 삼표산업 성수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도심의 공사현장의 경우 서울 외곽이나 수도권 공장에서 레미콘을 공수해와야 하는 만큼 운송이 까다로워진다는 설명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성수공장이 정상 가동 중일 때도 서울시내 건설현장은 만성적 공급 부족을 겪어왔다”며 “레미콘은 공장 출하 후 90분 이내 운송이 완료돼야 하는데, 교통상황을 고려할 때 수도권 공장에서 서울시내로의 레미콘 운송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특히 종로·용산·동작구 등의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물론 수도권 공장들이 삼표 성수공장의 수요를 나눠 맡으면 수급에 큰 차질이 생기지 않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도 있다. 하지만 운송거리가 늘어남으로써 발생하는 비용 증가는 불가피하다는 것이 공통적인 설명이다. 건설협회 관계자는 “수도권 공장들을 활용하면 수급 문제는 해결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수도권에서 도심까지 레미콘을 운반하는 데 걸리는 시간·거리가 늘어나면서 납품 단가가 예전보다 높아질 가능성은 있다”고 덧붙였다.


양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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