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클라리다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부의장이 “연준을 믿어야 한다”며 시장의 낙관론을 경계했다.
클라리다 전 부의장은 9일(현지 시간) 미 경제 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증시가 상승한다는 것은 연준을 믿지 않는다는 것이고 떨어지는 것은 믿는다는 것이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와의 인터뷰는 나스닥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선물이 1% 안팎씩 오를 때 이뤄졌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다”며 기준금리가 최소 4%까지 오를 것이라고 봤다. 클라리다 전 부의장은 “내가 (연준에서) 받은 메시지는 매우 명확하다”며 “실패는 파월에게 선택사항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은 50대50이라고 점쳤다.
클라리다 전 부의장은 2018년부터 올 초까지 연준 부의장을 지냈다. 제롬 파월 의장과도 호흡을 맞췄기 때문에 그의 속내를 잘 안다고 볼 수 있다. CNBC는 “클라리다는 그의 옛 동료들이 인플레이션에 대해 단순히 말(레토릭)만 내뱉는 게 아니라 그 말을 뒷받침하기 위해 더 많은 행동을 할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우려의 목소리는 이어지고 있다. 전날 스콧 미너드 구겐하임 파트너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 며칠의 상승세를 볼 때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베어마켓을 가르키는 거시경제와 통화정책 배경을 무시하고 있다”며 “계절성과 P/E가 얼마나 역사적 추세선에서 떨어져 있는지를 보면 우리는 정말로 급격한 가격조정을 정말 빨리 볼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S&P500이 3000~3400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입장이며 이때가 바닥일 것이라고 봤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을 지낸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 교수도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에서 인플레이션을 2%로 낮추려면 2년 간 실업률이 6.5%에 달할 수 있다는 브루킹스 페이퍼 논문을 언급했다. 그는 “이 예측에는 엄청난 불확실성이 있지만 노동시장이 코로나19 이전 상태로 돌아가지 않거나 공급충격이 지속하면 상황은 더 고통스러울 수 있다”며 연준이 9월에 0.75%포인트 금리인상과 함께 인플레가 통제가 안 되면 실업률이 5% 이상으로 올라갈 것을 받아들여야 하며 인플레 상황을 더 잘 보여주는 중앙값 인플레이션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퍼먼 교수는 “연준이 인플레 타깃을 2%가 아니라 3%로 하는 게 경제에 더 좋을 수 있다”고 했다. 이는 긴축을 일찍 끝내자는 게 아니라 2%로 할 경우 대규모 경제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에 2%를 사실상 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뜻이다. 그는 “어느 시점에서 연준은 승리의 의미를 재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존 윌리엄스 전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3% 인플레가 지속하면 결국 인플레 기대가 상승해 1970년대처럼 물가상승이 걷잡을 수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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