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가 ‘유니콘(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의 신생 기업)’으로 성장한 미국 애드테크(Ad-tech) 스타트업 ‘몰로코’의 지분을 매각하며 투자 원금의 40배가 넘는 500억 원대의 ‘잭팟’을 앞두고 있다. 게임 업계의 강자인 스마일게이트그룹은 이로써 투자 업계에서도 입지를 넓혀가게 됐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의 몰로코 지분은 기업가치 2조 원 수준에서 미래에셋금융그룹 계열사들이 인수하기로 해 관심을 모은다.
12일 벤처 투자 업계에 따르면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는 몰로코 지분 약 80만 주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주당 매각 단가는 약 50달러로 전체 매각 대금은 4000만 달러(약 55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는 몰로코 투자 5년 만에 원금(약 13억 원)의 40배가 넘는 수익을 올리며 ‘역대급’ 투자 성공 사례를 기록하게 됐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는 몰로코의 성장이 지속되며 몸값이 오르는 상황에서 펀드 만기로 인해 지분 매각을 결정해 제값을 받게 됐다. 스마일게이트 측의 구주 매각에서 몰로코의 기업가치는 2조 원 이상으로 책정돼 지난해 시리즈C 투자 유치 당시 1조 7500억 원보다 증가했다. 실제 몰로코는 2020년 흑자 전환한 후 올해 매출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2억 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는 580억 원 규모의 ‘스마일게이트 화통아진 펀드’를 통해 몰로코에 투자했는데 몰로코 투자 한 건으로 펀드 전체 약정액을 회수하는 기염을 토하게 됐다. 펀드에는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의 모기업인 스마일게이트홀딩스가 가장 많은 자금(200억 원)을 투입했고 신한캐피탈과 산업은행도 주요 출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가 매각하는 몰로코 지분 대부분은 미래에셋벤처투자(100790)와 미래에셋캐피탈 등이 나서 인수할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미래에셋벤처는 2017년 몰로코에 첫 투자를 단행한 후 네 차례의 후속 투자를 이어왔는데 이번 지분 인수를 포함하면 몰로코 누적 투자액은 700억 원을 넘어서게 된다. 벤처 투자로는 역대급 규모인 셈이다.
미래에셋금융그룹은 몰로코가 글로벌 금리 상승 국면에도 흑자를 이미 달성한 데다 폭발적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어 미국 증시에 상장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투자를 확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래에셋벤처 등 투자사들은 몰로코가 늦어도 2년 안에 나스닥에 입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몰로코의 안익진 대표도 지난달 기자 간담회에서 “현재 흑자 경영을 지속하고 있어 상장 준비에는 걸림돌이 없다”며 “나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몰로코는 2013년 구글 엔지니어 출신인 안 대표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한 애드테크 업체로 국내에도 강남 센터필드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머신러닝 등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특화 광고 플랫폼 서비스가 주력 사업이다. 주요 투자사로 타이거글로벌매니지먼트와 DSC·SV·다올인베스트먼트(298870) 등이 있다. SK텔레콤(017670)과 GS리테일·LG전자(066570) 등도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해 출범 후 2355억 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