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앱 통해 의사 상담후 약 처방…"집에서 전국 모든 병원 진료 받죠"

[다시 기업을 뛰게하자]

3부- 혁신 현장을 가다-<12> 비대면 진료 플랫폼 닥터나우

병원 800여곳 제휴 감기서 만성질환까지 비대면 진료

장소·시간 제약없어 지방·장애인 의료접근성 크게 개선

건강상태 분석·전담의사 등 통합 헬스케어시스템 추진

닥터나우 이용자가 스마트폰 앱을 통해 비대면 진료를 받고 있다. 사진 제공=닥터나우닥터나우 이용자가 스마트폰 앱을 통해 비대면 진료를 받고 있다. 사진 제공=닥터나우




“코로나19에 확진되고 비대면 진료를 받았습니다. 온라인으로 연결된 의사가 친절하게 증상을 확인한 다음 약을 처방해줬습니다. 아들도 확진됐는데 아들도 비대면 진료를 통해 약을 처방 받았습니다. 비대면 진료 덕분에 코로나를 무사히 넘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비대면 진료 플랫폼 기업 닥터나우의 홈페이지에는 서비스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하는 후기가 가득하다. 2020년 코로나19 발생 이후 비대면 진료가 한시적으로 허용되면서 비대면 진료를 경험해 본 국민들은 대체로 좋은 반응을 보였다. 코로나19뿐만 아니라 감기 같은 경증 질환에 더해 당뇨·고혈압·고지혈증과 같은 만성질환 환자들도 비대면 진료의 편리함에 엄지를 치켜들었다. 닥터나우 이용자 강 모 씨는 “당뇨 때문에 약을 받아야 하는데 코로나19 때문에 병원을 갈 수가 없어 불안했었다”면서 “비대면 진료로 쉽고 빠르게 재처방 받고 약도 배송 받아 정말 좋았다”고 전했다.

이용자들은 전국 어느 병원이나 이용할 수 있고 병원에서 하염없이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비대면 진료의 장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용 방법도 쉽다.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아 실행시킨 후 원하는 병원과 진료 과목을 선택해 예약하면 해당 병원이 환자에게 전화를 걸어 진료를 한다. 직접 병원을 찾아갈 필요도, 의사를 만나기 위해 장시간 기다려야 할 필요도 없다. 이처럼 장소와 시간의 제약이 없다 보니 지방에 거주하는 환자들에게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닥터나우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비대면 진료 이용자의 약 80%가 수도권 이용자였지만 올 상반기에는 지방 이용자 비중이 40%까지 확대됐다. 또 다른 비대면 진료 플랫폼인 굿닥의 경우 올 3월 10%에 불과했던 지방 이용자가 6월에는 65%까지 급증했다. 지방에 거주하는 한 이용자는 “전국에 있는 모든 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신기했다”며 “서울에 있는 내과에서 진료를 받고 처방약은 집 근처 약국으로 배달되니 너무 편리하고 만족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방에 사는 사람 입장에서는 좋은 병원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코로나19가 끝나더라도 비대면 진료가 운영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히 이동이 힘들어 직접 병원을 방문하기 어려운 장애인들에게 비대면 진료는 그야말로 ‘신세계’다. 하반신 마비 장애를 갖고 있는 지체장애인 A 씨는 “혼자 운전이 불가능해 도움 없이는 병원에 가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비대면 진료를 이용해 보니 집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언제든지 의사의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장애인들에게 꼭 필요한 진료 방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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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진료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이용 연령층도 확대되고 있다. 닥터나우의 경우 서비스 초기에는 이용자의 90%가 플랫폼에 익숙한 2030세대였지만 올 상반기에는 40대 이상 이용자 비중이 30%가량으로 늘었다. 올 초 오미크론 변이가 기승을 부리면서 보다 다양한 연령층이 비대면 진료를 경험하게 된 것이다. 닥터나우 관계자는 “비대면 진료를 경험해 본 이용자들이 늘어나면서 긍정적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재택 치료를 받으며 빠르게 대중화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2019년 설립된 닥터나우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발 빠른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제공해 비대면 진료 대표 기업으로 성장했다. 2020년 12월부터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시작해 현재까지 누적 이용 건수는 600만 건이 넘는다. 내과·이비인후과·가정의학과·소아청소년과 등 전국 800여 곳의 병원과 700여 곳의 약국과 제휴를 맺고 있다. 비대면 진료에 대한 의약계의 반대는 여전하지만 상대적으로 젊은 의사들의 참여도가 높다. 닥터나우 관계자는 “젊은 의사들은 대체로 비대면 진료에 찬성하는 편”이라며 “규모가 작은 병원도 비대면 진료를 진행하는 데 별 제한이 없어 확장성이 크다”고 말했다. 비대면 진료에 대한 법적 제도화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도 성장 잠재력을 높이 평가 받아 현재까지 52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업계 관계자는 “만약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대면 진료가 다시 금지된다면 생존 자체를 위협받을 수 있다”며 “하지만 많은 국민들이 편리함을 경험한데다 해외에서 비대면 진료가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만큼 투자시장에서는 향후 발전 가능성에 베팅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닥터나우는 또 다른 혁신에 나서고 있다. 비대면 진료 플랫폼 기업이 20여 개에 달하는 상황에서 차별화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건강검진 데이터를 한 곳에 모아 이용자들에게 제공해 이용자들이 자신의 건강 상태를 편리하게 관리하도록 도울 계획이다. 아울러 이 데이터를 분석해 ‘건강 상태 분석’ 등의 서비스를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또 비대면 진료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도록 진료를 본 의사를 ‘전담 의사’로 지정해 증상에 대한 궁금증을 의사와 일대일 상담도 가능하게 했다. 진료 이후 증상을 관리할 수 있도록 ‘복약 알림’ 등도 제공한다.

장지호 닥터나우 대표는 “진료부터 예방까지 모든 헬스케어 분야를 망라한 서비스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금융 분야의 ‘토스’와 음식 분야의 ‘배달의 민족’과 같은 의료 분야의 ‘슈퍼앱’으로 성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병준 기자·안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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