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최수문기자의 트래블로그] 해류가 좌우하는 ‘깨끗한 바다’…결국은 쓰레기 배출을 줄여야

동해안으로 흐르는 쿠로시오 해류

제주·남해 거치며 청소해주지만

버려진 쓰레기들 태평양에 모여


지난여름 공교롭게도 서해와 남해·동해를 모두 둘러보게 됐다. 인천시 강화군를 비롯해 강원도 동해시, 부산시, 제주도를 섭렵했다. 공통점은 모두 바닷가라는 것이다. 여름은 당연히 바다다.

‘깨끗한 바다’의 순위를 매기면 대부분이 인정하듯 제주, 동해, 부산, 인천 순이라고 할 수 있다. 제주 바닷가에 섰을 때 든 생각이 “그러면 왜 제주 바다는 깨끗할까”였다. 단순히 제주도에서 오염 물질이 적게 배출되고 도민들의 질서 의식이 투철해서만은 아닐 것이다. 송정·해운대 등 부산의 해수욕장도 더할 나위 없는 청정도를 자랑한다.

찾아보니 학술적으로 쿠로시오 해류라는 것이 있다고 한다. 서태평양의 적도 부근에서 달궈진 해류가 북상하면서 필리핀과 대만·오키나와를 경유해 일본 태평양 쪽으로 휘는데 일부가 제주도·대한해협을 거쳐 동해로 빠지는 경로를 가진다. 쿠로시오 해류는 대한해협을 지나면서 별도로 대마난류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제주도가 이런 세계적인 해류의 중심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즉 제주도에서 쓰레기가 배출되더라도 상당수가 해류에 쓸려가버린다. 제주 바다가 맑지 않을 이유가 없다. 이는 부산 등 남해 바다가 깨끗한 이유와도 연결된다. 또 대마난류는 동한난류가 돼 동해안을 타고 올라가면서 청소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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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게도 서해는 그렇지 못하다. 위로는 발해만과 양옆으로 중국·한국에 막혀 있는 서해에서는 해류가 거의 형성되지 못하고 정체된다. 한국이나 중국에서 버린 쓰레기가 다른 곳으로 해소되지 못하고 갇혀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렇게 보면 이웃 나라 일본 바다가 깨끗한 이유도 여기 있다. 일본은 한국인의 주요한 관광지인데 특히 깨끗한 바다가 인상 깊다. 반대로 쓰레기 배출이 많은 데다 해류가 꽉 막힌 중국 바다는 별로 호감을 얻지 못한다.

제주도와 부산은 쿠로시오 해류의 영향을 받아 깨끗한 바다를 유지할 수 있다. 이것도 자연의 혜택이다. 대도시이면서도 부산의 해수욕장에 오늘도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다. 물론 그렇다고 이들 지역이 무조건 안심할 일은 아닌 듯하다.

우리 바다에 쏟아지는 쓰레기가 해류에 의해 먼바다로 떠난다고 해도 결국은 태평양 안이다. 태평양에 전 세계의 쓰레기가 모인 거대한 쓰레기 섬이 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쓰레기 등 오염 물질 배출을 줄여야 하는 이유다.

/최수문 기자


최수문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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