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①원내외 균형 ②지역안배 ③안정감 방점에도…90분 만에 주기환 사퇴 오점

<국민의힘, 정진석호 출항>

'정책통' 김상훈·'법사위 간사' 정점식

원외서는 김병민·김종혁·김행·주기환

'친윤이 절반' 지적 나오자 주기환 사의

전 비대위원 역임한 전주혜 전격 투입

김석기 사무총장·박정하 대변인 유임

정책위의장은 차기 원대와 협의 임명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오전 국회 대표실 앞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권욱 기자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오전 국회 대표실 앞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권욱 기자




국민의힘의 새 비상대책위원회가 13일 임명직 비대위원 6명의 인선을 완료했다. 다만 명단 발표 직후 친윤계 인사가 절반을 차지한 데 대해 정진석 비대위원장과 더불어 친윤 색채가 더 강해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결국 주기환 비대위원이 전격 사의를 표하고 전주혜 의원이 급박하게 합류하면서 출범부터 삐끗했다는 오점을 남겼다.



박형수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10시 국회소통관에서 비대위원 6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원내에서는 김상훈(3선), 정점식(재선) 의원 등 두 명, 원외에서는 김병민 광진갑 당협위원장, 김종혁 당 혁신위원회 대변인, 김행 전 지방선거 공관위원회 대변인, 주기환 전 광주시장 후보 등 네 명이었다. 박 대변인은 “지역별 안배와 통합을 고려해 해당 분야에서 경험과 능력을 갖춘 분들로 모셨다”고 말했다.

대구 서구가 지역구인 김 의원은 정책통으로 계파색이 옅은 인사로 꼽힌다. 정기국회에서 정책 이슈에 주도권을 쥐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정 의원은 상임위원회 중 가장 격렬한 전장으로 꼽히는 법제사법위원회의 간사를 맡고 있다. 야당이 김건희 특검법을 밀어붙이는 상황에서 비대위 차원에서 적극적인 목소리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정 의원은 앞서 안철수 의원이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으로 추천한 인사이기도 하다. 이에 정치적 안배가 고려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원외 인사로는 혁신 이미지를 내세웠다. 김 대변인 인선에는 비대위와 혁신위원회의 협력을 꾀하는 정 비대위원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애초 정 비대위원장은 혁신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재형 의원에게 비대위 참여를 제안했으나 최 의원이 고사한 바 있다. 김 전 대변인은 지난 6·1 지방선거 당시 정 비대위원장이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았을 때 공관위 대변인으로 발탁했던 인사다.




광주시장에 출마했던 주 전 후보는 호남 안배 차원에서 주호영 비대위원회에서 유일하게 재입성했다. 앞서 정 비대위원장이 합류 의사를 타진한 전북 지역의 이용호 의원이 고사하면서 주 전 후보가 비대위원에 전격 발탁됐다. 정 비대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호남의 대표성이 있다고 봐서 그렇게 하기로 했다”며 “(호남의) 다른 분들은 여의치 못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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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명단이 발표되자마자 정진석 비대위가 친윤계 색채를 강화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직전 주호영 비대위에는 친윤 인사라 할 만한 인물은 윤석열 대통령과 검찰 시절 수사관으로 인연을 맺은 주 전 후보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윤 대통령과 검사 시절부터 교분을 쌓아온 정 의원, 윤 대통령의 대선 경선 캠프 때부터 당 선거대책본부까지 대변인으로 활약한 김 대변인이 합류하며 친윤이 임명직의 절반을 차지했다. 더욱이 정 위원장이 친윤의 맏형으로 꼽히는 만큼 대통령실과 협의했거나 이를 의식해 친윤 인사들을 전진 배치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주 전 후보는 이 같은 지적을 의식한 듯 명단 발표 90분 만에 전격 사의를 나타냈다. 박 대변인은 소통관을 다시 찾아 주 전 후보 대신 전 의원이 합류한다고 밝혔다.

정 비대위원장은 “(주 전 후보가) 지역에서 할 일이 좀 많아 왔다 갔다 하기 뭐하다며 고사를 했다”고 전했다. 비대위 측은 전 의원이 광주 출신이라는 점을 고려했다고는 하지만 그 역시 직전 비대위원이었던 만큼 돌려 막기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한편 당직 인사에서는 안정을 꾀했다. 김석기 사무총장과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유임됐다. 주호영 비대위에서 비대위원으로 임명됐던 제천·단양 지역구 엄태영 의원은 이번에 조직부총장을 맡았다. 비대위에 충청 출신이 없는 만큼 지역 안배를 한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원장 비서실장에는 노용호 의원(비례대표)이 임명됐다.

정 비대위원장은 당연직인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그리고 정 위원장까지 총 9명으로 비대위를 꾸릴 예정이다. 정 위원장은 19일 선출될 차기 원내대표와 협의해 정책위의장을 선임할 방침이다.

조권형 기자·주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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