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튀르키예 첫 한국어 교재…양국 노력 결실"

'공인 중등용 교재 개발' 괴크멘 앙카라대 교수

문체부 'K펠로우십' 초청에 방한

韓 정부에 적극적 지원 요청 후

국립국어원과 공동 연구해 성과





“튀르키예와 한국 정부의 노력으로 연말까지는 처음으로 공인 중등학교용 한국어 A1·A2(초급) 교재가 나옵니다. 튀르키예 학생들의 한국어 교육 발전과 함께 양국 간의 교류에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마흐무트에르탄 괴크멘(54·사진) 튀르키예 국립 앙카라대 한국어문학과 교수는 13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튀르키예에서 공인 한국어 교재가 발간된 것은 양국의 교류에 중요한 이정표가 된다는 취지다.

괴크멘 교수는 ‘K펠로우십’ 지원으로 이번에 한국을 방문했다. K펠로우십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해외문화홍보원이 우리나라의 문화적 매력을 알리고 문화·예술 분야의 교류를 확대하기 위해 전 세계 문화·예술계 주요 인사를 대상으로 한 초청 사업이다. 문체부와 해문홍이 대면 초청을 재개한 것은 2017년 이후 5년 만이다. 올해 8월 말부터 11개국 13명을 초청했는데 괴크멘 교수는 이 프로그램으로 방한한 첫 인사다.

튀르키예인으로서 첫 한국어문학 교수인 괴크멘 교수는 그동안에도 한국어 학습 교재 개발에 노력해왔다. 그동안 튀르키예에 한국어 교재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모두 개인이나 개별 기구 차원에서 작성한 것이었다.

지난해부터는 국립국어원과 함께 공인 한국어 교재 개발에 나섰다. 첫 성과가 A1·A2 교재다. 중등학교용 교재가 필요한 것은 고등학교를 포함해 튀르키예에서의 한국어 보급의 저변 확대가 필요한 상황과 관련이 있다. 튀르키예로의 한국 기업 진출이 확대되고 또 K팝 등 한류 문화가 확산되면서 한국어에 대한 관심도 더 커지고 있다고 한다.



괴크멘 교수는 이와 관련해 “2017년 튀르키예 교육부가 한국어를 고등학교 제2외국어로 공식 채택했고 이를 위한 공식 교재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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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에서 제2외국어 채택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대학의 경우 결국 한국어문학을 하는 사람을 양성하지만 고등학교는 그 전 단계에서 각종 직업으로 나가는 사람들이 기초 언어로서 한국어를 사용한다는 이유다.

즉 법학이나 공학·역사학을 하는 사람들도 한국어 기본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현재 튀르키예에서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채용하고 있는 고등학교는 앙카라대 부설 고교 등 2곳이 있다.

그는 “튀르키예에는 앙카라대를 비롯해 에르지예스대·이스탄불대 등 대학 3곳에 한국어과가 있다”며 “앙카라대만 해도 한 해에 40명의 입학생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B1·B2(중급) 교재 개발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정규 교재 개발은 튀르키예에서의 한국어 저변 확대에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이유로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괴크멘 교수는 튀르키예의 한국어 교육 1세대다. 그는 1989년 문을 연 앙카라대 한국어문학과의 1회 졸업생이다. 2001년 박사 학위를 받았고 이어 2002년 조교수가 됐다. 한국과의 직접 인연으로는 1992년 한국학술진흥재단 초청 이후 1년 이상의 장기 체류를 포함해 지금까지 무려 54회나 한국을 방문했다. 한국·튀르키예 교류의 산증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이번 방문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처음이다. 특히 올해로 한·튀르키예는 수교 65주년을 맞았다. 양국은 그동안 정치·경제적 분쟁 없이 우호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양국 언어의 친근성에 대한 강조도 이어졌다. 괴크멘 교수는 “한국어와 튀르키예어는 같은 우랄알타이어계에 속해 양국 언어의 어순이 같아 배우기가 쉽다”고 말했다.


글·사진=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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