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가 총파업을 강행했지만 5대 은행 참여율은 1%에도 못 미쳤다. 명분 없는 파업에 예상대로 은행원들도 외면했다. 대신 출근길 도심에 극심한 교통 정체가 빚어지며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날 금융노조는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사거리 일대에서 약 3만 명(주최 측 추산, 경찰 추산 1만 3000명)이 모인 가운데 집회를 열었다. 금융노조는 임금인상률 5.2%(사측 2.4%)와 주36시간 근무제를 요구하고 있다. 또 금융 공공성을 내세우며 △점포 폐쇄 중단 △공공기관 혁신안 폐기 △국책은행 지방 이전 폐기 등을 주장했다.
한 달 전 예고했고, 2016년 9월 이후 6년 만의 총파업이지만 노조원의 참여는 저조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을 제외한 17개 은행의 파업 참여자 수는 약 9807명, 파업 참여율은 9.4%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은행의 참여율은 0.8%에 불과했다. 다만 본점 부산 이전 이슈가 걸려 있는 산업은행은 노조원의 76.2%인 약 1600명이 파업에 동참했다. 기업은행도 노조원의 48%에 달하는 약 4600명이 일손을 놓고 거리로 나섰다. 국책은행 직원들은 “산업은행 지방 이전 추진, 공공기관 인력 감축 및 예산 절감 등에 분노하며 머리띠를 두를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우려했던 영업점 업무 중단 등은 없었다. 2일 차를 맞은 안심전환대출 업무도 차질을 빚지 않았다. 업무가 몰리는 월말이 아닌데다가 각 은행이 사전에 파업 사실을 알렸으며 파업 참가 직원이 많은 영업점에는 본점 직원 파견 등으로 업무 공백을 최소화했다. 다만 서울 송파구에 있는 한 산업은행 지점은 상당수 직원들이 파업에 참여하자 신규 계좌 개설 등 일부 업무를 임시 중단하기도 했다. 한편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1억 원이 넘는 고액 연봉자들이 있는 금융노조가 탐욕의 투쟁을 부릴 때가 아니다”라며 “왜 파업 참여가 저조한 것인지 스스로 반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