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아버지가 췌장암이셨는데"…등 통증, 혹시 암일까 [헬시타임]

등 통증과 체중감소·당뇨·묽은 변 등 증상 동반

췌장암, 5년 상대 생존율은 14%에도 못 미쳐

췌장에 점액성 낭종 있으면 암으로 발전 가능

등 통증이나 황달이 갑자기 생겼을 때 췌장암이 아닐까 우려해 병원을 찾는 이들이 많다. 이미지투데이등 통증이나 황달이 갑자기 생겼을 때 췌장암이 아닐까 우려해 병원을 찾는 이들이 많다. 이미지투데이




#식료품점을 운영 중인 자영업자 강 모씨(54). 몇 주 전 등에 발생한 통증이 좀처럼 가시질 않아 걱정이다. 강 모씨의 아버지는 몇년 전 87세 나이에 췌장암으로 판정되어 수술을 받았다. 가족력이 있는 만큼 "혹시 췌장암과 연관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니 더욱 신경이 쓰였다. 결국 병원을 찾은 강씨. 통증 양상을 묻는 질문에 "등 부위에 간헐적으로 움찔하게 1분 이내로 아픈 통증이 있고, 허리를 굽히거나 몸을 뒤틀 때 등 통증이 더 심해진다"고 답했다. 황달, 식욕부진, 체중감소, 지방변 등 다른 췌장암 의심 증상 등이 없는 점으로 미뤄볼 때 췌장 통증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는 소견을 들은 강씨. 정형외과 검사를 통해 근육통으로 진단되어 치료를 마쳤다.



실제 등 통증이나 황달이 갑자기 생겼을 때 췌장암이 아닐까 우려해 병원을 찾는 이들이 적지 않다. 췌장암은 예후가 좋지 않아 무서운 암으로 꼽힌다. 실제 2019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췌장암의 5년 상대 생존율은 13.9%에 불과하다. 췌장암 환자 9명 중 1명 정도만 5년 이상 생존하는 것이다. 하지만 등 통증은 매우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한다. 등 통증만으로 췌장암을 의심하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등 통증으로 췌장암을 의심할 수 있는 경우는 어떤 특징이 수반돼야 할까. 주광로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보자.

◇ 등 통증, 부위 명확하고 잠깐씩만 아프면 “췌장암 아냐”


등 통증은 매우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한다. 등과 연결된 다양한 근육부터 대상포진 같은 신경질환, 심지어 심장 근육이나 갈비뼈에 문제가 있어도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등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의 대부분은 신경성(과민성)이나 건강염려증, 운동 부족, 부인과 질환, 근골격 질환 등이 원인이다. 주광로 교수는 “췌장암 발생비율은 약 만 명당 한 명꼴로, 발병 가능성이 낮다”며 "사실상 등 통증이 있다고 해서 실제로 췌장암일 확률은 거의 없다”라고 설명했다.



물론, 등 통증이 전혀 관련 없는 것은 아니다. 췌장암으로 인해 등 통증이 발생하면 이미 3기 이상 진행된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 통증 위치는 췌장부위 즉, 명치 뒤쪽이며 아픈 부위가 명확하게 그어지지는 않는다. 통증이 시작되면 한 시간 이상 오래 지속되고, 간혹 다른 곳으로 뻗치는 방사통이 동반되기도 한다. 따라서 △등 한 곳을 명확히 콕집어 아픈 곳을 지적하는 경우 △스트레칭이나 등을 쭉 펴면 통증이 사라지는 경우 △허리를 돌릴 때 잠깐 순간적으로 아픈 경우는 대개 췌장암으로 인한 통증은 아니다. 또한 췌장암은 체중감소, 식욕감퇴, 당뇨, 췌장효소 부족으로 인한 묽은 변 등 다른 증상이 함께 나타나기 때문에 동반 증상을 함께 검토하며 진단을 내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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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췌장 낭종, 정기검사하면 암으로 발전하기 전에 완치 가능


등 통증 외에 췌장 낭종이 있다는 소견도 췌장암을 걱정하게 만드는 큰 요인이다. 모든 낭종이 암으로 발전하지는 않지만, 점액성 낭종이 있는 경우에는 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 만약 검진 시에 낭종 소견이 있으면 이후 주기적으로 검사가 필요하다. 주 교수는 “췌장 낭종이 단기간에 암으로 발전하지는 않는다"며 "여러 지표를 통해 암이 되는 시기를 예측할 수 있으로 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해 제때에 치료하면 췌장암이 되기 전에 완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췌장 낭종을 제거해야 하는 경우, 요즘은 미세침습 수술인 복강경 수술을 이용해 낭종만 절제하거나 낭종이 뿌리에 생긴 경우 조금만 잘라낼 수 있다. 복강경 수술은 배의 근육 등 조직을 자르지 않고 구멍 하나만 뚫어 시술할 수 있어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을 갖는다. 최근에는 낭종 부위에 항암제나 에탄올을 투여해 낭종을 괴사시키는 방법도 연구되고 있다. 다만 낭종의 형태에 따라 적응증이 안 되는 경우도 많고 에탄올 때문에 췌장 전체가 녹아내릴수도 있어 아직까지는 연구가 더 필요한 단계다.

◇ 정기적인 관심이 췌장암 예방의 첫 걸음


췌장 낭종이 갑자기 암으로 발전하지는 않는다. 또한 암으로 발전하는 속도가 매우 느리다면 당장 치료할 필요가 없는 경우도 많다. 그렇다고 해서 잊고 살라는 것은 아니다. 꾸준한 관심이야말로 췌장암을 예방하거나 조기 발견할 수 있는 첫 걸음이기 때문이다.

주 교수는 “췌장 낭종이 있어도 100세가 넘어야 암이 된다면 생활에 문제가 되지 않는 이상 굳이 치료할 필요가 없다"며 "그렇다고 해서 관심을 버리라는 것은 아니며 주치의와 함께 정기적으로 검사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안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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