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메이드 인 아메리카’ 확대…한미 정상, ‘윈윈 전략’ 논의하라


윤석열 대통령이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장례식 참석과 유엔총회 기조연설 등을 위해 18일 영국·미국·캐나다 3개국 순방길에 올랐다. 이번 순방에서 가장 중요한 일정은 한미정상회담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취임 이후 중국 견제를 위해 배터리·바이오·반도체(BBC) 등 전략산업의 자국 우선주의를 추진해왔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의 경우 북미 지역에서 조립·생산된 전기차에 대해서만 보조금을 주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의회에서 통과시켜 ‘메이드 인 아메리카’ 정책을 분명히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에 더해 외국 기업이 반도체 등 첨단 전략산업에서 미국 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 것을 중단시킬 수 있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또 미국의 첨단 기술을 경쟁국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미국 기업의 국외 투자를 통제하는 방안까지 추진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이 같은 연쇄 조치는 첨단 산업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면서 자국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것이지만 이 과정에서 한국이 부수적 피해를 입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당장 IRA라는 불똥이 튀어 국내에서 생산되는 현대차·기아의 전기차는 미국 전기차 시장 판매 2위 지위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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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정상회담에서 윤 대통령은 미국의 무차별적인 IRA 강행이 거액의 대미 투자를 약속한 한국 기업들에 피해를 줘 가치 동맹을 흔드는 일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얘기해야 한다. 한국 기업에 대한 보조금 차별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내국민 대우’ 규정에 위배된다는 점도 지적해야 할 것이다. 한미 양국은 안보·경제·기술까지 포괄하는 동맹으로 격상된 것을 계기로 편협한 자국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큰 틀에서 상호 이익을 거두고 북한의 위협에 공동 대응할 수 있도록 ‘윈윈 전략’을 찾아야 한다. 또 고환율·고물가·고금리 등 3고(高) 경제 위기의 태풍이 거세게 불고 있는 상황이므로 윤 대통령은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한미 통화 스와프 체결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공감을 이끌어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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