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대만 침공 시 미국이 대만을 방어하겠다는 방침을 또다시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수차례 비슷한 발언을 한 적이 있으나 이번에는 명확하게 미국의 군사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며 경고 수위를 한층 높였다.
18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CBS 프로그램 '60분' 인터뷰에서 ‘중국이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는 대만을 침공할 경우 미국이 방어할 것이냐’는 질문에 “전례 없는 공격이 있을 경우 그렇다”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달리 대만은 미군이 직접 방어할 것이냐’는 사회자의 추가 질문에도 역시 “그렇다”고 말했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바이든 대통령이 대만 방어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과거 세 차례에 걸친 대만 방어 관련 언급과 비교해 가장 뚜렷하게 미군의 파병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로이터는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올해 5월 미일 정상회담 이후 ‘대만을 방어하기 위해 군사적으로 개입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게 우리가 약속한 것”이라고 밝혀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앞서 지난해 ABC방송 인터뷰, CNN 타운홀미팅 때도 비슷한 취지로 말한 바 있다.
거듭되는 군사 개입 시사는 대만에 대한 미국의 ‘전략적 모호성’ 정책 폐기로 해석될 여지가 커 또다시 미중 간 긴장 수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은 이날도 미국의 대만 정책에 변함이 없다며 진화에 나섰다. 보니 글레이저 독일 마셜재단 국장은 현 상황에 대해 “전략적 모호성이 사라져가는 것 같으나 이를 대체하는 것은 전략적 명확성보다 전략적 혼란에 가깝다”고 진단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울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러시아를 지원할 경우 미국과 서방 진영의 대중(對中) 투자가 차단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이날 인터뷰에서 밝혔다. 양 정상 간 통화는 시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월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서 만난 뒤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대만을 둘러싼 미중 간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며 국방 분야에서 중국산 부품을 배제하려는 미국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앞서 록히드마틴이 생산한 F 35 스텔스전투기 부품 일부에 중국산 합금이 사용된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미 국방부는 인공지능(AI)까지 동원해 방산 업체들의 소재 및 부품 원산지를 추적하고 있다고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