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러시아 덕 나발 분 중국'…유럽向 태양광 수출 급증

유럽, 러 천연가스 공백을 태양광으로

러 LNG 수입 중국, 유럽 등에 되팔아

中에 가스공급 중단한 러시아 속내는?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 지역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 신화연합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 지역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 신화연합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가하면서 중국이 ‘어부지리’ 효과를 보고 있다. 중국은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대체하려는 유럽에 태양광 패널 수출을 늘렸고, 싼 값에 수입한 러시아산 천연가스는 유럽이나 아시아에 2배 넘게 되팔아 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 천연가스를 대체할 에너지원을 찾으면서 중국의 유럽에 대한 태양광 패널 수출이 급증했다고 밝혔다.

에너지 산업 컨설팅 회사인 인포링크 컨설팅 LLC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중국은 51.5기가와트(GW)의 태양광 모듈을 유럽에 수출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보다 25.9% 증가한 수치다. 중국의 전체 태양광 패널 수출에서 유럽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46%에서 올해 55%로 늘어났다.

유럽에선 올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시작한 이후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가했다. 러시아는 이에 맞서 유럽에 천연가스 공급을 축소했다.

천연가스 공급이 줄어든 유럽은 이를 대체하기 위해 재생에너지 분야로 눈을 돌렸고 태양광 설비를 확충하기 시작했다. 에너지 싱크탱크 엠버에 따르면 5월부터 8월까지 유럽연합(EU) 회원국은 태양광 발전으로 99.4테라와트시(Terawatt hour)의 전력을 생산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한 것이다. EU는 5월에 2025년까지 태양광 용량을 두 배 이상 늘리고 2030년까지 600기가와트를 설치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러시아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글로벌 기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2020년 말 현재 EU의 태양광 발전 용량은 136GW에 불과하다. EU는 목표 달성을 위해 신규 공공, 상업 및 주거용 건물에 태양광 패널을 늘리고 있다.

알버트 셰이 인포링크 연구원은 “이 같은 정책으로 인해 유럽이 중국 태양광 패널의 가장 큰 시장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전 세계 태양광 제품의 80% 이상을 공급하고 있다. 중국 산업정보화부에 따르면 2022년 상반기 중국의 태양광 모듈 생산량은 78.6GW로 전년 동기 대비 74.3% 증가했다. 폴리실리콘, 웨이퍼 및 셀과 같은 공급망의 다른 제품 생산량은 모두 전년 대비 45% 이상 늘어났다.

독일 루브민 지역에 7일 러시아에서 독일로 이어지는 ‘노르드스트림2’ 가스관의 배관 시설이 설치돼 있다. 러시아 국영 가스 회사인 가스프롬은 러시아에서 독일로 가는 노르드스트림1 배관을 폐쇄한다고 밝혔다. EPA연합독일 루브민 지역에 7일 러시아에서 독일로 이어지는 ‘노르드스트림2’ 가스관의 배관 시설이 설치돼 있다. 러시아 국영 가스 회사인 가스프롬은 러시아에서 독일로 가는 노르드스트림1 배관을 폐쇄한다고 밝혔다. EPA연합



중국은 미국과 EU의 러시아 제재로 판로가 막힌 러시아산 가스를 싼값에 사들여 이를 되팔아 이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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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해관총서 자료를 인용해 중국이 올해 1∼8월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23억9000만 달러(약 3조3340억원) 수입했다고 보도했다. 전년 동기 대비 3배 증가한 규모다.

중국은 같은 기간 스페인·프랑스·몰타 등 에너지 부족에 시달리는 유럽 국가에 1억6400만 달러 상당의 액화천연가스(LNG)를 수출했다. 한국·일본·태국 등 아시아 지역에 판매한 LNG 규모도 2억8400만 달러나 된다. 지난해 중국의 전체 LNG 수출액이 700만 달러인 것과 비교하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SCMP는 “지난 8개월간 중국이 러시아를 중심으로 가스 수입을 급격히 늘렸다"며 "중국 에너지 기업들은 장기공급계약 덕에 저렴하게 구매한 LNG의 여분을 시장 가격이 상승한 틈을 타 국제 시장에 되팔고 있다”고 분석했다.

상하이 석유·천연가스 거래소(SHPGX)에 따르면 광둥성 지역의 민영 LNG 수입사인 조보는 지난 1분기 수입한 LNG를 이탈리아에 재판매 한 것으로 확인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석유화공그룹(시노펙)과 같은 국영 에너지 기업도 수입한 LNG의 여유 물량을 다시 국제시장에 판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러시아가 에너지 수출에 어려움을 겪자 자신들의 수입을 늘렸다. 해관총서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의 러시아산 LNG 수입 규모는 67만1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늘었다. 원유와 석탄 수입도 각각 28%, 57% 늘어나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강력한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한 생산 설비의 가동 중단과 소비 위축으로 인해 에너지 소비 역시 크게 줄었다. 결국 남아도는 에너지를 처리할 방법을 찾다가 가격이 급등하자 해외에 재판매 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SCMP는 “6~8월 중국의 LNG 수출 가격은 같은 기간 수입가의 약 2배 수준이다”라고 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이 15일(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이 15일(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가스프롬은 중국에 대한 가스 공급을 일주일간 중단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는 ‘시베리아의 힘’ 가스관을 통해 중국에 공급하고 있는 천연가스를 오는 22일부터 29일까지 끊기로 했다. 매년 봄, 가을 정기 점검을 실시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러시아가 독일에 가스 공급을 중단할 때도 같은 이유를 들었기 때문에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양국 사이에 긴징감이 흐르면서 가스 공급에도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해석을 하고 있다. 지난 15일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펼쳤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견해 차이를 드러냈다. 시 주석은 당시 “러시아의 ‘핵심 이익’을 지지한다”면서도 “(중국은) 격동하는 세계에 안정을 주기 위해 대국으로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쟁 중단의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푸틴 대통령은 “중국의 의문과 우려를 이해한다”고 말했고, 주요 외신은 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두고 입장 차이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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