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만파식적] 베이더우





중국 통신 업체 화웨이가 이달 초 2년 만에 스마트폰을 내놓았으나 시장 반응은 싸늘했다. 화웨이는 미국의 강력한 제재로 2020년 9월부터 5세대(5G) 칩을 구매할 수 없었고 이에 이번 신제품에도 예상대로 5G 기능이 빠졌기 때문이다. 그래도 화웨이는 중국판 위성항법시스템(GPS)인 베이더우(北斗)를 내세워 ‘5G 시대에 4세대(4G) 제품’이라는 냉소를 잠재우려 안간힘을 썼다. 위청둥 화웨이 대표는 제품 발표회에서 “메이트50 시리즈는 (베이더우를 지원하기 때문에) 기지국이 없는 사각지대에서도 통신이 가능하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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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글로벌 내비게이션 위성 시스템인 베이더우는 미국 GPS에 대항해 나왔다. 중국 정부가 베이더우 사업에 첫 시동을 건 것은 미국의 글로벌 GPS 네트워크가 이미 완성된 1994년이었다. 출발이 늦었지만 중국의 야심은 컸다. 큰곰자리의 국자 모양 일곱 개 별로 예로부터 항해의 기준점이 됐던 베이더우(북두칠성)처럼 중국이 세계 표준을 선도겠다는 포부가 그 이름에 담겼다. 베이더우의 구축도 초고속으로 진행됐다. 2012년 민간 서비스를 시작했고 당시 인공위성 16기에 오차 범위 1m의 정확성을 갖췄다. 2020년 6월에는 서른 번째 네트워킹 위성이 궤도에 올려지면서 베이더우의 전 세계망 완전 구축에 성공했다. 그다음 달 글로벌 공개 행사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해 공식 개통을 선언했다.

중국 정부는 20일 베이더우 위성항법시스템의 글로벌 공개 이후 2년여 만에 상반기 기준 하루에 평균 4030만 명의 글로벌 이용자가 3억 2000만 회씩 이를 사용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국 공업정보화부 담당자는 “중국은 현재 45개 베이더우 위성을 지구 궤도에 가동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양적 측면만 보면 위성이 28~31개인 미국 GPS를 앞선 셈이다. 질적인 면에서도 베이더우는 상용 오차 3.6m, 군사용·실험용 오차 10㎝ 안팎으로 매우 정교하다. 미국의 중국 견제·압박도 강력하지만 중국의 첨단 기술 패권 장악 시도 또한 필사적이다. 각별한 경각심 속에 초격차 기술 확보 노력을 배가하지 않으면 우리가 설 땅은 좁아질 수밖에 없다.

문성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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