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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자이언트스텝 뚫고…에이티넘, 1兆 벤처펀드 '순항'

국민연금 1500억 투입 결정

현재까지 3000억 자금 확보

에이티넘인베 모회사·임원도

주요 출자자로 이름 올릴 듯

역대급 펀드 성공여부 관심





에이티넘인베스트(021080)먼트가 국내 벤처 투자 역사상 최대인 1조 원 규모의 초대형 벤처 펀드 조성에 첫발을 내디뎠다. 에이티넘이 이번 펀드 결성에 성공하면 2020년 5500억 원의 벤처 펀드를 결성하며 자사가 세웠던 역대 최대 벤처 펀드 조성 기록을 갈아 치우게 된다. 글로벌 금리 인상 태풍에 최근 국내 벤처 투자 시장의 유동성이 급격히 악화된 상황에서 에이티넘이 대형 벤처 펀드를 결성하는 것은 의미가 적지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23일 벤처 투자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은 최근 외부출자사업위원회를 열고 에이티넘이 조성하고 있는 ‘에이티넘 성장투자조합 2022(가칭)’에 1500억 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국민연금은 실적이 우수한 자펀드 운용사를 대상으로 매년 별도의 수시 출자 사업을 단행하는데 우수한 투자 실적을 보여온 에이티넘이 여기에 해당된 것이다.

에이티넘은 연내 8000억 원 규모로 1차 펀드 조성을 완료하면서 투자에 나선 뒤 추가 자금 확보를 통해 내년 중 펀드 규모를 1조 원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직전 조성한 ‘에이티넘 성장투자조합 2020’의 약정액 5500억 원의 두 배에 달하는 것으로 국내 벤처 투자 업계 사상 최대 규모다.



에이티넘은 경쟁 벤처캐피털(VC)들과 달리 여러 펀드를 동시에 운용하지 않고 회사 전체 인력이 한 펀드 운용에 집중하는 투자 전략을 펴고 있다. 이에 전체 운용 자산을 놓고 보면 한국투자파트너스와 IMM인베스트먼트·소프트뱅크벤처스 등에 이어 국내 VC 중 5~6위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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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티넘은 국민연금이 사실상 주축 투자가 역할을 하면서 투자 제안서를 제출한 우정사업본부와 과학기술인공제회의 출자 결정을 끌어낼 가능성도 높아졌다. 또 금융권과 일반 기업 등 민간 출자자들과도 출자 협의를 적극 진행하고 있다.

에이티넘은 국민연금의 출자금을 포함해 현재까지 약 3000억 원의 펀드 출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 에이티넘 모회사인 에이티넘파트너스는 물론 펀드 운용역으로 참여하는 신기천 에이티넘인베 대표와 김제욱 부사장 등도 주요 출자자로 이름을 올릴 예정이다. 에이티넘 측 출자금 규모는 약 1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올해 연봉으로 263억 원을 신고해 벤처 투자 업계 최고 스타 심사역인 김 부사장이 대표 펀드매니저로 처음 참여하는 펀드여서 관심을 모으는 측면도 있다. 김 부사장은 두나무와 리디·직방 등에 초기 투자를 단행해 ‘유니콘(기업가치 1조 원 이상 신생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바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연속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결정하는 등 금리 급등의 여파로 벤처 투자 업계에 유동성 위기가 거론되는 상황에서 수익률과 검증된 투자 역량을 앞세워 에이티넘인베가 대형 벤처 펀드를 조성하는 데 VC업계는 물론 스타트업들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실제 대기업·중견기업 등이 벤처 펀드 출자 예산을 큰 폭으로 줄이고 큰손 투자가 역할을 했던 은행과 증권사 등도 곳간을 걸어 잠그고 있어 스타트업들의 자금난은 갈수록 확산하는 양상이다. 민간 출자자들의 경우 윤석열 정부의 벤처기업 육성과 투자에 대한 정책이 모호한 탓에 더욱 소극적인 입장을 취하는 측면도 있다.

익명을 원한 한 VC 대표는 “에이티넘은 벤처 업계에서 그간 투자 성과를 명확히 인정받고 있고 최고의 심사역과 운용역들이 포진해 있어 대형 펀드 결성에 나설 수 있는 것”이라며 “민간 투자가들의 상황이 워낙 좋지 않아 에이티넘의 새 펀드 결성이 완료되면 벤처 투자에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류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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