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與 "정쟁 안돼" 野 "사과해야"…'尹 비속어' 늪에 빠진 여의도

대통령실, 국회 지칭 해명도 논란

여야 국감 증인 채택 놓고 신경전

막말파장 국감장으로 옮겨 붙을듯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캐나다 토론토의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 만찬 간담회에 참석해 격려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캐나다 토론토의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 만찬 간담회에 참석해 격려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 중 막말이 정국의 뇌관으로 부상하고 있다. 대통령실이 윤 대통령의 막말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아닌 한국 국회를 향한 것이었다고 해명해서다. 야당은 “윤 대통령이 직접 사과하라”며 거칠게 반발했다. 국민의힘은 “대통령의 외교 활동을 정쟁의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며 수습에 진땀을 빼고 있다. 국회는 국정감사를 앞두고 증인 채택 문제 등으로 여야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어서 윤 대통령의 막말로 인한 여야 갈등이 국감장으로 옮겨 붙을 것으로 보인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발언은 대한민국이 수십 년 동안 쌓아온 신뢰를 무너트리는 심각한 사안”이라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외교 후폭풍이 걱정됐다 해도 거짓으로 해명해서야 되겠느냐”며 “야당 의원들에게 화살을 돌리겠다는 저급 발상에 낯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 없다. 169명의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정녕 새끼들이냐”고 거칠게 몰아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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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윤 대통령이 미국에서 진행된 ‘글로벌펀드 재정공약회의’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고 회의장을 나가는 과정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 등에게 막말이 포함된 대화를 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미국 의회를 폄훼한 내용의 대화라고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자 대통령실은 “(발언의 대상은) 미국 의회가 아니라 한국 국회”라고 해명해 논란을 키웠다.

야당의 공세에 국민의힘은 “정쟁을 자제해 달라”고 주문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대통령의 외교 활동은 행정부 수반이 아니라 국가원수로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행위”라며 “국익을 위해 대통령의 외교 활동에 대해서는 서로 응원하고 격려하는 풍토를 만들자”고 당부했다. 김석기 국민의힘 의원은 “윤 대통령을 비판하는 것은 결국 제 얼굴에 먹칠하는 꼴”이라며 “형식보다 내용을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굳건한 한미 동맹을 재확인했을 뿐 아니라 2년 9개월 만에 한일 정상이 마주 앉아 관계 회복의 물꼬를 텄다”고 강조했다. 막말에 가려진 윤 대통령 순방 성과를 부각해 정쟁 확산을 막겠다는 의도다.

여당의 노력에도 막말 논란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에서 먼저 야당을 자극한 데다 국정감사를 앞둔 시점에 야당이 공세를 멈출 이유가 없어서다. 이미 여야가 국정감사 증인 채택을 두고 전초전을 시작한 상황이어서 막말 논란의 여파는 국정감사장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민주당은 관계자 경질과 윤 대통령 본인의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박 원내대표는 “(외교 참사에 대해) 윤 대통령은 직접 사과해야 한다”며 “박진 외교부 장관과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을 포함한 관련자를 바로 경질하지 않는다면 국회에서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주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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