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세금을 재원으로 외환보유액을 구성하는 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가 올 들어 8월까지 284억 달러(한화 약 40조 7171억 원)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승호 KIC 사장은 2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 회의에 출석해 업무 현황을 보고하면서 "올 해 8월 말 기준 투자 수익률은 -13.87%"라며 "금액으로는 284억 달러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특히 주식과 채권 등 전통자산의 투자 수익률이 -16.85%까지 떨어졌다. KIC 전체 운용 자산에서 주식 비중은 약 40%, 채권은 35% 수준이다.
전체 자산의 18%를 차지하는 부동산 및 인프라 등 대체자산 투자에서도 소폭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KIC는 대체투자의 성격상 반기나 연간 수익률을 집계하지 않지만 최초 투자 이후 지난해 말까지 누적 연환산 수익률이 8.83%였는데 올해 6월까지는 8.61%로 낮아졌다.
KIC는 역대급 손실의 배경에 대해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로 주식과 채권이 동반 하락했다”며 “누적 기준으로는 595억 달러의 수익을 냈고 최근 5년(2017~2021년) 간 연 환산 수익률은 9.46%로 운용기준을 웃도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KIC는 비교적 시장 환경과 상관 관계가 적은 대체투자를 확대해 수익률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진 사장은 "사모 주식, 부동산 등 대체투자를 선별적·점진적으로 확대하고 투자 변동성을 줄이기 위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