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경제동향

이창양 산업부 장관 "값싼 전기료, 통상문제 비화할 수도"

내달 '산업용' 인상 방침 재확인

기업에 보조금 주는 것으로 비쳐

美, 한전에 원가정보 요구 움직임

"혜택받은 대기업 전기요금 올려야"

IRA엔 "美도 완벽하지 않다 인정"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6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챔버라운지에서 열린 '에너지 위기 대응을 위한 10대 그룹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한 후 글로벌 에너지수급 위기 대응방안 등을 논의했다. 사진제공=산업부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6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챔버라운지에서 열린 '에너지 위기 대응을 위한 10대 그룹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한 후 글로벌 에너지수급 위기 대응방안 등을 논의했다. 사진제공=산업부




이창양(사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정부가 값싼 전기요금으로 국내 기업에 보조금을 주고 있다는 비판으로 이어져 통상 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며 다음 달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방침을 재확인했다. 탈원전 등 에너지 정책 실패에 따른 부담을 기업에 떠넘긴다는 반발이 일각에서 제기되지만 산업용 요금의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장관은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산업용 전기를 이용 중인 대용량 사용자들이 전기를 많이 사용해 큰 혜택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수요 효율화를 위해서는 전기요금 정상화가 필요하다”며 “요금 인상 시기와 인상 폭은 기획재정부와 협의 중이지만 매 분기마다 요금 인상 폭을 결정했다는 점에서 올 4분기에 요금을 인상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원가 대비 낮은 전기요금은 한국전력공사의 적자로 쌓이며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송전 설비에 대한 보수 투자 등 공기업의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 능력이 저하될 수 있다”며 “실제 정부가 싼 전기요금으로 (기업에) 보조금을 주는 것 같아서 (미국 등 다른 나라와) 통상 문제를 일으킬 소지도 있다”고 짚었다. 실제 정부는 미국이 한전에 전기요금 원가 관련 정보를 요구하는 등 주변국을 중심으로 문제 제기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장관은 “이제 원가 이하의 전기를 오랫동안 보급해온 구조를 바꿔야 한다”며 “특히 전기요금을 현실화해야 기업이든 가정이든 수요 효율화가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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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관은 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 가격이 고공 행진하면서 9월 무역수지 또한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달 무역수지가 마이너스를 기록할 경우 1997년 이후 25년여 만에 6개월 연속 무역적자를 기록하게 된다. 그는 “현재 LNG·원유·석탄 가격이 모두 오른 데다 LNG는 물량 확보 경쟁까지 더해져 가격 상승 추이가 계속되고 있다”며 “에너지 가격이 하향 안정세로 접어들지 않는 한 무역수지 개선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최근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 및 미국 국회 관계자 현지 회동 결과와 관련해서는 “러몬도 장관이나 의회 관계자들 모두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급하게 만들어져 완벽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며 “유럽연합이나 일본과 공조하는 방식으로 (전기차 보조금 문제와 관련한) 해법을 찾아나가겠다”고 밝혔다. IRA 개정 권한을 쥐고 있는 미 의회 관계자들과의 접촉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미국 상무 장관과의 회담에 집중하느라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했다”며 “미국 행정부와 소통한 뒤 관련 내용을 백악관과 미국 의회에 알리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포스코의 태풍 피해와 관련해서는 “철강이 기간산업이고 전후방 연관 산업 효과가 큰 만큼 재해 예방 같은 수급에 영향을 주는 요인에 철저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 사태에서 정책화할 게 있다면 권고할 것은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에너지 위기 대응 10대 그룹 간담회’를 통해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번 (에너지) 위기가 상당 기간 지속될 우려가 있는 만큼 에너지 가격 기능 회복과 함께 고효율 구조로의 변화가 필요한 때”라며 “에너지 절감 효과가 큰 대용량 사용자 중심으로 우선적인 요금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세종=양철민 기자·세종=우영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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