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스타 영화

[OTT다방] 동물들이 전하는 현실의 섬뜩함, 애니메이션 '오드 택시'

[리뷰] 일본 애니메이션 '오드 택시'

바다코끼리 택시 기사와 사연 가진 손님들

동물을 통한 날카로운 사회 비판

이질적 조합에서 나오는 섬뜩함



직접 맛보고 추천하는 향긋한 작품 한 잔! 세상의 OTT 다 보고 싶은 'OTT다방'


애니메이션 ‘오드 택시’ 포스터 / 사진 = 애니플러스애니메이션 ‘오드 택시’ 포스터 / 사진 = 애니플러스




귀여운 동물 캐릭터가 날카로운 사회 풍자에 쓰였을 때, 이질적인 조합에서 나오는 섬뜩함이 극대화된다. 동글동글한 토끼가 살인을 저지르고, 완전 범죄를 위해 시체를 유기하는 것을 생각해보면 이해가 될 것이다. 이러한 표현법을 활용해 사회 비판 메시지를 묵직하게 던진 작품이 애니메이션 ‘오드 택시’다.



‘오드 택시’는 택시 기사이자 바다코끼리인 오도카와가 택시 안에서 손님들과 만나며 일어나는 이야기를 그린다. 그가 모시는 손님들은 각자 특별한 사연이 있다. 입지가 애매한 개그 콤비 호모사피엔스, 게임 중독으로 일상이 완전히 망가진 타나카, 무언가 숨기고 있는 간호사 시라카와까지. 어둡고, 무력하고, 텅 빈 사람들의 대화는 서로 연관이 없는 듯하지만 이윽고 하나로 연결되어 깜짝 놀랄만한 반전을 보여준다.

/ 사진= '오드 택시' 예고편 캡처/ 사진= '오드 택시' 예고편 캡처


작품 초반에는 오도카와 손님들의 사연에 완결성이 있어 엄격한 옴니버스 형식을 취한다고 착각할 수 있다. 첫 화에 등장한 SNS 인플루언서 카바사와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오도카와와 사진을 찍고, 미담을 지어내 SNS에 업로드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는다. 이후 사람들의 관심에 대한 오도카와와 카바사의 토론 아닌 토론이 첫 화 전체를 이끌어 나간다. 초반 에피소드의 독립성이 두드러지는 대목이다.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각 사연에 등장한 인물들의 관계나 감정 묘사 간 연결성이 드러나며 옴니버스 형식에서 점차 벗어난다. 오도카와의 친구이자 흰손긴팔원숭이 카키하나가 만남 앱에서 만난 여고생 시호가 사실은 아이돌 ‘미스터리 키스’의 멤버고, 이들이 매니저 후유키와 함께 오도카와의 택시를 탄 것을 예시로 들 수 있다. 이처럼 인물과 사건들의 연결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작품에 빠져들게 된다.

‘고진감래’와 잘 어울리는 작품이다. ‘오드 택시’ 초반에는 택시 안에서 손님들과의 대화로만 이야기가 진행돼 지루한 감이 있다. 하지만 그 대사들에 조금만 더 집중하다 보면 대화 내용을 바탕으로 한 역동적인 사건과 반전이 펼쳐진다. 이 과정에서 조금은 맹해 보였던 오도카와의 엄청난 통찰력이 빛을 발하는데, 그의 추리와 통찰력에 집중해 보는 것도 하나의 관전 포인트로 꼽을 수 있다.

/ 사진= '오드 택시' 예고편 캡처/ 사진= '오드 택시' 예고편 캡처


비현실적인 장치로 현실을 날카롭게 표현했다. 작품에는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 위한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는 일명 ‘관심종자’ 손님, 데이트 폭력과 가스라이팅으로 도둑질까지 하게 된 손님, 돈을 위해 사람을 만나는 손님 등이 등장한다. 애니메이션에서 자주 다루지 않았던 사회의 불편한 것들을 적나라하게 표현한 것. 지극히 현실적인 행동들을 비현실적인 동물 캐릭터가 표현하니 불편함에 등골이 서늘해질 정도다. 인물보다 불편한 행동 그 자체에 더욱 집중하게 돼 작품 내 메시지를 강조하는 건 덤이다.



‘오드 택시’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어둡고, 섬뜩하면서도 옴니버스를 뛰어넘는 탄탄한 구성을 자랑하기에 킬링타임 용으로 가볍게 볼만한 작품은 아니다. 결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물들의 감정선, 대사 하나, 장면 각각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오드택시’에 온전히 시간을 투자할 수 있을 때 보는 것이 이 작품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이다.



◆시식평 - 동물 캐릭터가 등장하는 섬뜩한 이유는 끝까지 봐야 나옵니다.



+요약

제목 : 오드 택시(ODD TAXI, 2021)

감독 : 키노시타 바쿠

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길이 : 총 299분(13부작)

공개일 : 2021년 4월 6일

볼 수 있는 곳 : 넷플릭스, 티빙




박예원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